'두뇌연결 소셜네트워크' 가능성 제시

여러 대의 컴퓨터를 연결해서 정보를 공유하는 것처럼, 여러 사람들의 두뇌활동을 연결해서 협동하는 것이 가능할까?

사람의 두뇌 안에 있는 신경세포들은 전기를 가지고 정보를 교환한다.

그렇다면 컴퓨터를 연결하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사람 두뇌 정보의 공유 역시 가능할 것이다.

최근 물리학자들과 신경과학자들은 사람의 생각을 다른 사람의 두뇌에 전달하는 방법에 대한 연구를 진행해 왔다. 소위 말하는 두뇌-두뇌 소통을 현실로 구현하려는 노력이다.

 

브레인넷의 개념도 ⓒ Jiang, et al
브레인넷의 개념도 ⓒ Jiang, et al

미국 시애틀 워싱턴대학교(University of Washington)의 안드레아 스토코(Andrea Stocco) 연구팀은 3사람의 두뇌에서 나오는 신호를 연결, 고전 컴퓨터 게임인 테트리스(Tetris)와 유사한 게임을 하는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이 같은 초기 실험이 사람 전체를 하나로 묶는 규모로 커질 수 있으리라는 환상적인 예측을 내놓았다.

연구팀은 먼저 18세에서 35세에 이르는 15명을 모집했다. 이후 15명을 3명씩 5개 조로 나뉘어 조별로 실험을 벌였다.

한 조로 묶인 3명은 서로 의사소통을 할 수 없는 3개의 떨어진 방에 들어갔다. 여기서 2명은 정보를 보내는 송신자 역할을, 다른 한 명은 수신자 역할을 담당했다.

테트리스 게임 성공율 81% 기록

송신자 2명은 머리에 뇌파검진기(EEG)를 착용한 채 테트리스(Tetris)와 유사한 게임을 플레이했다.

연구팀은 송신자들에게 컴퓨터 스크린 양쪽에 달린 2개의 번쩍이는 LED를 응시하도록 시켰다. 그중 하나는 15Hz, 다른 하나는 17Hz로 번쩍이는 것이다.

이후 송신자들은 EEG를 통해서 서로 다른 신호를 생산해서 수신자에게 보냈다.

 

브레인넷 게임화면. 왼쪽은 송신자 화면, 오른쪽은 수신자 화면이다.  ⓒ Jiang, et al
브레인넷 게임화면. 왼쪽은 송신자 화면, 오른쪽은 수신자 화면이다.  ⓒ Jiang, et al

테트리스 게임은 화면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여러 가지 모양의 벽돌을 그대로 떨어뜨리거나 혹은 회전시켜서 화면 아랫부분에 있는 벽돌조각과 맞추는 퍼즐게임이다.

송신자들은 게임이 벌어지는 전체 모습을 컴퓨터 스크린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스크린의 위에서 떨어지는 블록이 180도 회전해야 퍼즐이 맞는지, 혹은 그대로 떨어져야 맞는지 판단할 수 있다.

송신자들은 회전이냐, 아니냐를 결정해 3번째 사람인 수신자에게 정보를 전달했다.

만약 EEG가 두뇌에서 15Hz의 신호를 받으면 블록 게임의 커서는 스크린의 오른쪽으로 움직인다. 커서가 오른쪽에 도달하면 수신자에게는 블록을 회전시키라는 신호가 전해진다.

EEG와 두개골자기자극(TMS) 장치를 부착한 수신자는 임무가 다르다.

수신자는 테트리스 게임 화면의 위쪽 절반만 볼 수 있어서 떨어지는 블록을 회전해야 할지, 그대로 놓아둬야 할지 모른다. 대신 TMS를 통해 회전하라 혹은 회전하지 말라는 신호를 받는다. 수신자가 받는 신호는 말하자면 1비트 짜리 정보인 것이다.

연구팀이 총 5번을 실험한 결과 실험자들은 평균 81.25%의 정확성을 기록했다.

두뇌를 잇는 실험은 사실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안드레아 스토코 연구팀은 지난 지난 2015년 이미 두 사람의 두뇌를 연결해 20개 문항의 질문에 답변하는 실험을 벌이기도 했다. 그리고 이를 통해 개발된 장치에 브레인넷(BrainNet)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연구팀은 브레인넷이 새로운 방식의 의사소통법을 열기 보다는, 어떻게 하면 사람들의 두뇌가 심층부에서 작용하는지를 발견하는데 사용될 것으로 보고 있다.

 

브레인넷 실험 이미지ⓒ Jiang, et al
브레인넷 실험 이미지ⓒ Jiang, et al

이번 연구로 당장 생각을 공유하는 등의 극적인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 연구가 ‘사람들의 생각을 공유할 방법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매우  매력적인 발상이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미래에는 두뇌와 두뇌 사이의 인터페이스가 ’두뇌연결 소셜네트워크‘를 구성, 여러사람들이 협력해서 문제를 해결하는데까지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연구는 수학, 물리학, 천문학, 전산 과학, 계량 생물학, 통계학 분야의 출판 전(preprint) 논문을 수집하는 웹사이트인 아카이브(arXiv)에 9월말 발표됐다.

저작권자 © 데일리비즈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