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두주자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은행산업 혁신 통해 자리 잡아가
- 비대면채널, 해외송금서비스 부문 등에서 시중은행들과 경쟁 심화
- 다음 인터넷전문은행은 누가 될까...인터파크, SK텔레콤, 네이버 등 주목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지난달 21일 금융위원회 기자 브리핑에서 내년 제3인터넷은행 추가 인가 신청과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지난달 21일 금융위원회 기자 브리핑에서 내년 인터넷은행 추가 인가 신청과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20일 ‘은산분리’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이 담긴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 제정안이 우여곡절 끝에 국회에서 통과됐다. 이에 따라 인터넷전문은행에 한해 산업자본의 지분 보유 상한이 10%에서 34%까지 높아졌다. 

이를 통해 카카오와 KT는 각각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최대주주로 올라설 수 있게 됐다. 6월 말 기준 케이뱅크의 최대주주는 우리은행(지분율 13.79%)이며 주요주주는 KT(10%), NH투자증권(10%), 한화생명보험(9.41%) 등이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한국투자금융지주(50%)가 최대주주이며 주요주주는 카카오(18%), KB국민은행(10%) 등이다. 향후 최대주주 지위를 통해 자본확충 여력이 생기면 다양한 금융시장에 진출할 수 있고 수익성도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에 이어 새로운 인터넷전문은행이 출범 여부도 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21일 기자브리핑을 통해 “내년 2~3월 추가 인가 신청을 받고 적절한 심사를 거쳐 4~5월쯤 제 3의 인터넷은행 예비인가가 이뤄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어디까지 왔나?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후 1년이 지난 현재, 우여곡절 끝에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모두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가는 모양새다. 이번 은산분리 규제 완화를 통해 카카오와 KT가 최대 주주로 올라서면, 그동안 지적받았던 건정성 문제를 해결하고 다양한 금융 상품 개발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케이뱅크는 출범 100일 만에 가입자 수 40만 명, 예·적금액 6100억 원, 대출금액 6500억 원을 달성했다. 카카오뱅크는 같은 기간 가입자 수 430만 명, 수신액 4조200억 원, 여신액 3조3900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 6월말 기준 카카오뱅크 가입자 수는 618만 명, 케이뱅크는 76만 명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은 언제 어디서나 계좌 개설과 금융상품 가입이 가능하고 해외 송금수수료도 시중은행보다 저렴해 소비자들의 편의성을 크게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카카오뱅크 고객의 57%가 시중은행이 영업하지 않는 오후 4시부터 오전 9시에 금융서비스를 이용했다. 케이뱅크도 같은 시간대에 고객의 54%가 이용했다.

시중은행에서 대출을 받기 어려운 중·저신용자들에 대한 대출 기회도 확대됐다. 케이뱅크의 경우, 신용등급이 4~10등급인 고객대출이 신용대출 총액의 45%를 차지했고 카카오뱅크는 대출 잔액 기준 21%, 대출 건수 38%를 차지했다.

◆ 시중은행들과 치열한 경쟁 벌여

한편, 시중은행들은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에 대응해 IT 부문을 강화하면서 반격하는 모양새다. 비대면채널 부문에서 KB국민은행의 ‘KB스타뱅킹‘, 신한은행의 ‘쏠’, 우리은행의 ‘위비뱅크’ 등 시중은행들의 모바일뱅킹앱의 편의성이 크게 향상되었다. 복잡했던 금융상품 항목을 간소화하고 까다로운 인증절차 문제로 지적받아왔던 공인인증서 문제도, 지문이나 홍채 인식 등 바이오인증시스템을 도입해 개선한 바 있다.

시중은행들은 막대한 자본력과 시장 점유율을 바탕으로 비대면 금융상품 출시 등 인터넷전문은행의 움직임에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한 예로 카카오뱅크가 야심차게 비대면 전세보증금 대출을 선보이자 다른 시중 은행들도 이를 따라 비슷한 금융상품을 출시한 바 있다. 

해외송금 부문에서도 카카오뱅크는 수수료 5000원(송금액 5000달러 이하 기준), 케이뱅크는 1건당 송금액과 상관없이 1건당 4000원으로 매우 저렴하며 처리 속도도 빨라 10분내 대금수취가 가능하다. 시중은행들도 이에 대응해 KB국민은행의 '원 아시아', KEB하나은행의 '1Q트랜스퍼' 등과 같이 저렴하고 빠른 해외송금서비스를 내놓은 바 있다.

이에 따라 인터넷전문은행이 은행산업에 메기효과(새로운 경쟁자에 대응해 다른 경쟁자들의 잠재력이 높아지는 효과)를 발생시킨 건 분명하나, 시중은행들과의 차별점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미지=픽사베이)
(이미지=픽사베이)

◆ 다음 인터넷전문은행은 어디?

가장 먼저 주목받고 있는 곳은 인터파크와 SK텔레콤이다. 지난 2015년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터넷전문은행에 도전했던 경험이 있는 만큼, 이번 인터넷전문은행 인가 신청에 다시 도전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다른 도전자 후보들로는 네이버와 LG유플러스가 주목받고 있다. 네이버는 국내 1위 검색포털 지위를 기반으로 카카오뱅크 이상의 파급력을 보여줄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2015년 인터넷전문은행 인가 신청을 검토하다가 취소한 바 있다. 하지만 KT(케이뱅크)에 이어 SK텔레콤이 인터넷전문은행에 도전한다면, LG유플러스도 참여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본지 취재 결과, 인터파크 관계자는 “추가 인터넷전문은행 출범과 관련해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큰 관심을 보였다. 덧붙여 “추후 인터넷전문은행 재도전이 확정된다면, 컨소시엄의 구성 기업 수는 2015년 15개보다 줄여, (새로운 인터넷전문은행으로서) 더 강한 자기 색깔을 가질 것”이라고 전했다. 인터파크와 함께 컨소시엄에 참여했던 SK텔레콤은 “일단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한편, 금융권에서는 키움증권이 도전 의사를 밝혔다. 신한은행, NH농협은행, KEB하나은행 등 시중은행들도 인터넷전문은행 참여에 관심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과 KB국민은행은 이미 각각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의 주요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새로운 인터넷전문은행은 과연 어떤 기업이 주도할지, 그리고 은행 업계에 어떤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을지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은행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새롭게 등장할 인터넷전문은행이 어떻게 이를 극복하고 자신만의 색깔을 보여줄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저작권자 © 데일리비즈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