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의 기대와 무색하게, 이번 코세페는 실패로 성공적이지 못했다는 것이 지배적인 평가다. (사진=현대백화점)

[데일리비즈온 박종호 기자]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나 '광군제'를 만들어보자는 취지로 야심차게 시작한 ‘코리아세일페스타’가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으면서 그 기대가 무색해지고 있다.

올해로 3회를 맞이한 코리아세일페스타(이하 코세페)는 지난달 28일 시작해 오는 7일까지 진행된다. 코세페는 침체된 내수경기를 살리기 위해 ‘코리아 블랙 프라이데이’를 정례화한 것으로, 대규모 세일행사를 통해 대한민국 대표적인 쇼핑관광축제로 만들겠다는 정부의 의지로 추진됐다. 하지만 코세페가 시작된 첫 주말 대형 백화점ㆍ마트의 분위기는 소비자와 업체의 무관심한 반응으로 요약되며 코세페 무용론까지 거론되는 상황이다.

코세페를 대하는 소비자들의 가장 큰 불만은 할인 폭이 생각만큼 크지 않다는 점이다. 미국 블랙프라이데이의 경우 반값을 넘어 90% 안팎의 '통 큰' 할인이 심심찮게 이뤄지지만, 우리 행사에서는 10∼30% 할인이 대부분이다. 할인 대상에 포함된 신제품이나 인기상품의 종류가 다양하지 못하다는 점도 소비자의 불만이다. 이 때문에 코리아세일페스타 기간 중 오프라인 유통업체에서 판매되는 주요 상품의 할인가가 인터넷 최저가보다 높다는 지적도 나온다.

고양시에 위치한 한 백화점을 찾은 한 고객은 "매장에 진열된 다이슨청소기 가격은 89만8000원이다. 같은모델을 인터넷으로 검색해보니 최저가가 45만 원대다. 30만 원대 커피메이커는 해외직구로 19만6000원에 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신발매장도 온라인몰이 1만 원 정도 더 저렴하다”며 “가격이 싼 것도 아니고 백화점 정기 세일에 묻어가려는 행사가 실효성이 있는 것인지 궁금하다”고 밝혔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코리아세일페스타에 가격 결정권이 있는 제조업체가 더 많이 참가하도록 하고 유통업체에서는 추가 혜택을 주면서 손님을 모은다면 더 많은 소비자가 행사에 관심을 가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 같은 국제적 세일 행사와 비교하면 우리나라는 규모가 작은 국내 시장을 대상으로 하는 데다 할인 폭까지 작아 소비자들이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코리아세일페스타의 긍정적인 취지를 살리려면 할인 품목과 할인율을 지금보다 확대해서 내국인뿐 아니라 외국인의 구매도 유도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비즈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