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인도·프랑스...세계 각지에서 공공의료 확대 '바람'
스페인·인도·프랑스...세계 각지에서 공공의료 확대 '바람'
  • 박종호 기자
  • 승인 2018.09.27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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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달 세계 각국에서 공공의료서비스 확대 바람
-스페인은 난민에게 자국민과 같은 의료서비스 보급
-프랑스는 농어촌 지역의 의료 인프라 확충...의대 교육 서비스도 개편
-인도는 저소득층 위한 '모디 케어' 전격 실시...대규모 재정 적자 우려되기도

[데일리비즈온 박종호 기자] 최근 세계 각국이 공공의료 서비스를 확충에 힘을 쏟고 있다. 전국민의 복지 부담을 줄여주려는 의도는 같지만, 실시 배경과 그 내용은 나라마다 다르다. 스페인은 지중해에서 표류해 온 난민들에게 자국민들과 같은 수준의 건강보험을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프랑스는 농어촌 지역을 대상으로 의료 인프라를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인도에서는 저소득층을 위한 '모디 케어'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 스페인은 난민 위한 건강보험 확대
스페인 정부는 최근 불법체류자에 대한 건강보험 제공 방안을 의회에서 통과시켰다. 스페인 하원은 현지시간으로 6일 표결에서 스페인 체류가 허가되지 않은 불법 이민자에게도 스페인 국민과 같은 조건에서 공공 건강보험을 제공한다는 정부 안을 통과시켰다. 하원 의원 350명 중 177명이 찬성했으며, 반대는 133표였다. 페드로 산체스 총리가 이끄는 집권당 사회노동당(중도좌파)은 하원 의석이 84석에 불과한 제2정당이지만, 제1당인 국민당(중도우파·134석)의 벽을 넘어 다른 제 정파를 규합해 정부 안을 통과시켰다. 스페인은 전 국민에게 광범위한 공공 건강보험을 제공하고 있으나 2012년 우파 국민당 정부는 예산 절감을 이유로 불법 이민자에 대한 건강보험 제공을 중단했다. 이에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자체적으로 불법체류자에게 무료 건강보험을 제공해 왔고, 국민당 정부는 2015년 응급의료 부문에 대해서만 불법체류자의 건보혜택을 부활시킨 바 있다. 현재 스페인에 정당한 체류허가를 받지 못한 불법 이민자는 80만 명 가량인 것으로 추산된다. 정부 안이 통과되자 국민당에서는 "스페인으로 난민들을 더욱 몰려들게 하는 조치"라는 비난이 쏟아져 나왔다. 스페인은 북아프리카에서 유럽으로 건너오는 난민의 제1 유입국이 되고 있다. 전통적으로 아프리카 난민의 주된 유럽 진입 경로였던 이탈리아에 극우·포퓰리즘 성향의 정부가 들어선 뒤 난민들은 최근 스페인으로 몰려들고 있다. 국제이주기구(IOM)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현재까지 3만3000명이 넘는 난민이 해상 또는 육상으로 스페인으로 입국한 것으로 집계됐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3배 이상이다. 이에 스페인 이민국은 몰려드는 난민에 대비해 최근 직원을 300명 가량 충원하기도 했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 (사진=연합뉴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 (사진=연합뉴스)



◆ 프랑스는 의료 인프라 개선에 목표
한편, 프랑스는 의료환경이 열악한 농어촌 지역에 의사를 추가로 배치하고 도시지역 병원에 의료보조인력을 확대하는 등 보건의료체제 개편에 나섰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현지시간으로 18일 엘리제궁에서 의료정책 개편 설명회를 하고 내년 의료예산 인상 폭을 기존의 2.3%에서 더 높인 2.5%로 높였다고 밝혔다. 내년 프랑스의 보건의료 예산은 총 4억 유로(5300억 원)이며, 정부는 2022년까지 공공 의료 시스템 정비에 34억 유로(4조5000억 원 상당)를 투자하기로 했다. 프랑스는 도시지역 의사들이 환자 치료에 더 집중할 수 있도록 의료보조 인력 4000명을 추가로 채용하기로 하고, 의사 1명당 환자 수가 많은 농어촌 지역에 400명의 의사를 추가 배치할 계획이다. 더 원활한 응급의료 체계 구축을 위해 비응급 환자의 경우 1차 진료기관으로 돌려보내는 비율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농어촌 지역의 병원 폐쇄 우려에 대해 그런 일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프랑스의 공공 의료시스템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지만, 인구 고령화와 저성장으로 인한 재정압박이 가중되면서 공공의료 체계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대형 병원, 특히 도시지역이 아닌 농어촌 병원은 의사는 물론 병상과 간호사 부족이 심각해 지역민들의 불만이 가중돼 왔다. 이에 마크롱 대통령은 "변화가 없이는 의료시스템이 붕괴하고 말 것"이라면서 "향후 50년을 내다보고 의료정책을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프랑스는 또한 의과대학 교육 시스템도 대대적으로 개편할 예정이다. 프랑스는 일반적으로 의대 1학년이 2학년에 진입할 때 약 75%가량이 탈락한다. 과도한 경쟁이 전인적인 의사 양성이라는 목표에 적합하지 않다고 본 것이다. 이에 마크롱 대통령은 진입 장벽을 대폭 완화하기로 했다. 타 과에서 전과하는 학생도 대거 수용해 의대 교육의 다양성을 확대하기로 한다는 방침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매년 2만5000명 가량의 훌륭한 고교졸업생들이 의대 1학년 과정에서 대거 유급되고 있다"며 "매우 불합리한 구조"라고 지적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 인도, 세계최대 공공의료프로그램 출범…"저소득층 5억 명 혜택"
인도는 현지시간으로 25일부터 세계최대 공공 의료지원 프로그램을 시행한다. 현지 유력 언론들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23일 인도 자르칸드 주(州)에서 '모디 케어'라고 불리는 AB-NHPM 프로그램의 공식 출범을 알렸다고 전했다. 인도 국가경제정책기구(니티 아요그) 소속으로 이 프로그램 설계 책임자인 V.K. 폴은 "이번 출범 선언에 이어 25일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AB-NHPM 프로그램은 모디 정부가 저소득층을 겨냥해 야심 차게 마련한 제도다. 이 프로그램은 약 1억 가구의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가구당 연간 50만 루피(약 770만 원)까지 약값·치료비 등을 지원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약 5억 명이 이 프로그램의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현재 인도 정부는 이 프로그램의 조기 정착을 위해 병원을 더 짓고 의료진도 확충하고 있다. 인도에서는 건강 보험 가입자 비율이 20%에 불과할 정도로 의료 사각지대가 많기 때문이다. 현지 언론인 NDTV 등에 따르면 인도의 의사 1명당 환자 수는 1315명에 달하며 그나마 의사 대부분은 도시의 민간병원에서 일하고 있다. 민간병원 의료비는 공공병원보다 10배가량 비싼 것으로 알려졌다. 모디 케어가 제대로 정착되면 그간 의료 혜택을 제대로 누리지 못하던 인도 저소득층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모디 총리는 지난달 15일 독립기념일 연설에서 이 프로그램 도입을 선언하면서 "가난한 이들은 질병의 괴로움과 싸우지 않아도 되고 의료비를 빌리다가 파산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의료 인프라 부족과 재원 조달 등은 과제로 꼽힌다. 의료비 지원이 확대되면 병원을 찾는 이들이 크게 늘 것으로 보이지만 관련 시설과 인력은 아직 크게 부족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인도는 가장 기본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의료 인프라조차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국가 재정 적자가 확대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모디 케어의 재원 중 60%는 중앙과 지역 정부가 조달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또한 케랄라, 펀자브, 델리 등 일부 주는 아직 참여를 미루고 있다. 이들 주는 이미 모디 케어보다 더 나은 의료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케랄라 주는 이미 1960년대부터 광범위한 공공의료 서비스와 건강보험 제도를 실시, 확충해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사진=연합뉴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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