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감과 장수, 상관관계 증명

많은 사람들은 집안 노인들에게 나쁜 소식을 전하지 않는다.

여기서 나쁜 소식이란 가까운 친척이 사망했거나, 잘 아는 사람이 교통사고를 당해서 어려움에 빠지는 등의 안 좋은 이야기를 말한다. 때때로 사망한 친척이 살아있다는 하얀 거짓말도 한다.

왜 그럴까? 나이 든 사람에게 나쁜 소식은 행복감을 떨어뜨려 매우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실제로 행복은 노인들의 장수와 매우 중요한 연관성이 있다.

27일 ‘듀크-NUS 싱가포르 의대’ 연구진은 행복과 수명 사이의 조사연구를 벌인 결과를 ‘나이와 노화’(Age and Ageing)저널에 발표했다. 조사 대상자는 싱가포르의 60세 이상 노인 4478명이다.

연구진은 싱가포르 정부가 2009년, 2011년, 2015년 각각 추적조사한 자료를 바탕으로 삼았다. 먼저 이들이 2015년 12월 31일까지 얼마나 살아있는지를 본 것이다.

행복하면 오래산다 ⓒ Pixabay
행복하면 오래산다 ⓒ Pixabay

연구진은 이후 실험참가자들을 대상으로 CES-D (Centre for Epidemiological Studies Depression Scale) 조사표를 활용한 설문조사를 벌였다. 이는 지난 1주 동안 얼마나 행복했는지를 묻는 우울증 측정법이다.

질문지는 크게 3가지 파트로 나뉜다.

나는 행복했다(I felt happy), 삶이 즐거웠다(I enjoyed life), 미래에 희망을 느꼈다(I felt hope about the future)가 그것이다. 연구진은 질문에 대한 답변을 분석해 행복점수를 매기고, 행복/불행이라는 행복변수를 측정했다. 물론 생활습관, 건강정도 등 사회적인 요인도 감안했다.

행복점수는 0-6점으로 구분했으며, 사망의 원인은 정부 행정 데이터베이스를 사용했다.

싱가포르 의대, 60세 이상 4천여명 추적조사 

그랬더니 행복점수가 1점 올라갈 때 마다 사망률이 무려 9%가 줄어들었다.

전반적으로 행복한 노인들의 사망가능성은 그렇지 않은 노인들에 비해 19%가 낮았다. 이런 경향은 남성과 여성, 젊은 노인(60~79세)와 늙은 노인(75세 이상)을 가리지 않고 나타났다.

논문의 시니어 저자이면서 듀크-NUS 의대의 노화연구및교육센터의 라훌 말로트라(Rahul Malhotra)부교수는 “이번 연구는 행복이 조금만 늘어나도 노인의 장수에 좋은 영향을 미치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공저자인 준 메이-링 리(June May-Ling Lee) 박사는 “행복과 사망의 연관성이 나이나 성별에 상관없이 일정하다는 사실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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