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통사들, 새로운 먹거리로 음원서비스 시장에 주목
- KT, "지니뮤직, 2022년 업계 1위 될 것"...LG유플러스와 손잡아
- SK텔레콤, AI기술 접목해 새로운 음원서비스 준비 중

 

22일 서울 마포구 누리꿈스퀘어 K라이브에서 열린 KT 기자간담회에서, 인기 남성 보컬 그룹 스윗소로우가 홀로그램으로 재현한 유재하와 공연을 펼치고 있다. (사진=KT)
22일 서울 마포구 누리꿈스퀘어 K라이브에서 열린 KT 기자간담회에서, 인기 남성 보컬 그룹 스윗소로우가 홀로그램으로 재현한 유재하와 공연을 펼치고 있다. (사진=KT)

[데일리비즈온 박종호 기자] 음원서비스 시장을 둘러싼 각 사업자들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최근 
KT·CJ·LG유플러스의 연합전선을 구축한 지니뮤직은 "수 년 내 1위를 하겠다"는 공개 선언을 내놓으며, 업계 1위 카카오의 멜론을 위협하고 나섰다. 멜론을 떠나보낸 아쉬움을 삼키던 SK텔레콤도 전열을 가다듬고 새로운 음원 서비스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음원시장 재편을 위해 이동통신사들이 합종연횡도 불사하며 한바탕 각축전을 벌일 기세다.

이통사들, 시장 포화에 음원시장에서 활로 찾아 나서 

이통사들이 이처럼 음원 서비스를 강화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무엇보다 이동통신 시장의 가입자 포화로 매출이나 수익 상승을 더는 기대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국내 이동전화 가입자는 7년 전인 2010년 9월 약 5021만 명으로 대한민국 국민 총인구를 추월한 지 오래다. 올해 8월 말 기준으로는 6306만 명을 기록해 포화를 넘어섰다. 이통사들의 캐시카우 역할을 했던 LTE 가입자 비중도 통신사 별로 모두 70%를 넘어선 상황이다. 

이 때문에 새로운 '먹거리' 창출이 시급했던 이통 3사는 음악 서비스를 강화하면서 활로를 찾고 있다. 신규 가입자 유치에 유리할 뿐 아니라 인공지능(AI) 스피커의 활용도를 높이는 데도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3G 통신 서비스 시절만 해도 스트리밍 음악감상은 트래픽 집중 현상 등으로 끊기고 음질이 나빠 휴대전화로 감상하기 쉽지 않았다. 하지만 LTE 보급 이후 안정적인 모바일 환경과 속도 등이 가능하게 되면서 관련 시장은 최근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특히, 이통사들은 정액제 기반 음원 서비스를 보이면서 구매력이 있는 35~44세 연령층을 대상으로 가족과 함께 청취하는 형태의 음원 소비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이통사들은 이 시장을 800만 명 가량으로 추산하고 있다.

지니뮤직의 등에 올라탄 KT, "5G기술로 2022년에는 멜론 잡는다"

KT는 최근 지니뮤직을 미디어플랫폼 대표로 육성하기로 하고, 스트리밍 사업자에서 벗어나 AI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변모를 추구하고 있다.

지니뮤직은 최근 엠넷을 서비스하는 CJ디지털뮤직과 합병하며, 단숨에 멜론에 이어 음원서비스 시장 2위로 급부상했다. 멜론-지니의 2강 체제는 당분간 굳건히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1년사이 멜론과 지니의 2강 체제가 굳건해지고 있다”면서 “애플뮤직과 유튜브 뮤직 등 해외 음원 서비스는 더욱 힘들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니뮤직은 기존의 KT 뿐만 아니라, CJ ENM과도 손을 맞잡게 되면서 콘텐츠, 플랫폼, 네트워크로 이어지는 밸류체인을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엠넷닷컴은 국내 최대 규모 엔터테인먼트 회사인 CJ ENM이 보유한 음원 판매·유통권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지니뮤직은 그동안 SM·JYP·YG 등 연예기획사를 상대로 목에 힘주기 어려웠다. 하지만, 이젠 음원도매상으로서 협상력을 확보함에 따라 상황이 달라졌다. 지니뮤직의 대주주인 KT가 22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2022년에는 멜론을 제치고 국내 1위 음원서비스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힐 수 있었던 것도 이 때문이다. 

실제로 이 날 기자간담회에서는 고(故) 유재하의 30년전 모습을 재현한 홀로그램 공연이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김훈배 지니뮤직 대표는 이 날 “KT가 제공하는 세계 최초 5G 서비스에 얹을 ‘미래형 음악플랫폼’을 준비하고 있다”며 “홀로그램 콜라보레이션 공연과 같은 실감형 서비스를 통해 고객들이 체험하지 못했던 음악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지니뮤직은 오는 2022년까지 360도 전 방향에서 볼 수 있는 차세대 홀로그램을 비롯해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 5G 미디어 콘텐츠를 선보일 계획이다. 

2016년과 2017년 모바일 음악 앱 사용자 수. 최근 지니뮤직이 엠넷과 합병을 결정하면서 독보적인 2위로 자리잡았다. (사진=와이즈맵)
2016년과 2017년 모바일 음악 앱 사용자 수. 최근 지니뮤직이 엠넷과 합병을 결정하면서 독보적인 2위로 자리잡았다. (사진=와이즈맵)

LG유플러스, '적과의 동침' 마다하지 않아

LG유플러스의 경우, 아무래도 KT와 제휴 서비스를 맺은 점이 가장 가장 눈에 띈다.

LG유플러스는 경쟁사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KT와 협력해 지니뮤직의 지분을 인수하면서 2대 주주로 참여했다. 양 사는 가상현실 서비스인 지니VR과 빅데이터, AI 기반의 맞춤형 안내(큐레이션) 등 서비스 고도화를 모색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최근 국내 공식 서비스를 시작한 애플뮤직의 이용 저변도 확대하고 있다. 5개월간 이용자들이 무료로 체험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애플뮤직은 해외에서 호주 텔스트라, 영국 EE, 독일 도이치텔레콤 등이 체험할 수 있도록 허용한 바 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KT의 지니뮤직 지분참여와 애플뮤직 서비스 확대를 통해 가입자 확대 및 ARPU(가입자당 평균수익) 상승효과를 얻고 있다"면서 "통신서비스 품질이 사실상 평준화돼 소비자의 선택에 큰 차별점이 없는 상황에서 독자적인 부가서비스를 통해 소비자들의 '취향 저격' 이동통신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전 카드 준비 중인 SK텔레콤

지니뮤직이 독보적 2위로 급부상했지만, 막상 업계의 관심은 SK텔레콤에 더 쏠린다는 평이다. 2013년 공정거래법 규제(증손회사 지분 100% 보유조항)를 피하기 위해 멜론을 매각했던 SK텔레콤이 4분기 출시를 목표로 새로운 음원 서비스 준비에 막차를 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SK텔레콤은 회심의 반전 카드를 준비하고 있다. SK텔레콤은 AI·5G·블록체인 등 미래 기술을 도입해 KT·LG유플러스 등 경쟁사와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을 세워 놓았다. 

올해 1월 SM엔터테인먼트, YP엔터테인먼트,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등 3사와 음악사업 협약을 체결한 SK텔레콤은 자회사인 아이리버를 통해 3사 음원의 B2B 유통 운영을 맡고 있다. 여기에 이달 31일에는 아이리버 자회사 그루버스가 SK테크엑스가 운영하는 음원 서비스 '뮤직메이트'를 인수해 B2C 서비스도 본격적으로 강화한다. B2B와 B2C 모두를 공략하는 셈이다.

SK텔레콤의 기대작, '뮤직메이트'. (사진=뮤직메이트)
SK텔레콤의 기대작, '뮤직메이트'. (사진=뮤직메이트)

오는 10월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는 SK텔레콤의 신규 음원 서비스가 어떤 방식이 될지는 미지수다. 업계에서는 뮤직메이트를 기반으로 하되 업그레이드된 별도의 서비스 출시를 예상하기도 한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아직 서비스 출시전이기에 구체적인 언급은 어렵지만 1위인 멜론을 잡기 위해 애플리케이션 중심의 과거형 서비스에 집착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음원 시장 자체보다는 이를 활용해 우리가 추진중인 ICT 플랫폼을 더욱 확장시키는 데 주력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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