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회장, 인선과 투자로 새판짜기 나서...김승연 회장, ‘비정규직 868명 정규직 전환’ 약속 지켜...최정우 회장, 미래 성장동력 발굴에 집중

(왼쪽부터) 구광모 LG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최정우 포스코 신임 회장. (사진=각 그룹사 종합)
(왼쪽부터) 구광모 LG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최정우 포스코 신임 회장. (사진=각 그룹사 종합)

[데일리비즈온 신동훈 기자] 최근 다양한 경영활동과 리더십을 펼치거나 새로운 도전에 나서며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구광모 LG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최정우 포스코 신임 회장 등 3인의 최고경영자들의 행보를 살펴보기로 한다. 

◆ 구광모 LG그룹 회장, 인선과 투자로 새판짜기 나서

구광모 회장이 LG그룹 총수에 오른 지 한 달이 됐다. 구 회장은 지난 달 29일 취임 이후 부회장 인사와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자신만의 색깔을 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구 회장의 첫 인사는 하현회 LG 부회장과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의 자리를 맞바꾼 것이다. 이를 두고, 재계에서는 구 회장이 재무전문가인 권영수 부회장을 자신의 런닝메이트로 삼아, 그룹의 내실 다지기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권 부회장은 1979년 금성전자(현 LG전자)에 입사해 LG전자 재경부문장 사장(CFO),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 LG유플러스 대표이사 등 그룹 주력 계열사들에서  주요 직책을 역임했다. 30년 넘게 LG그룹 계열사에서만 근무한 정통 ‘LG맨’으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LG디스플레이와 LG화학을 각각 LCD패널과 차량용 배터리분야의 글로벌 점유율 1위 기업 자리에 끌어 올리는 데 성공해 ‘1등 전도사’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권 부회장의 가장 큰 강점은 그룹 내 대표적 재무통이라는 점이다. 최근들어 더욱 급변하는 사업 환경에서 그룹 경영의 내실을 다져야 하는 과제를 안은 신임 총수에게, 사업능력과 재무능력을 고루 갖춘 권 부회장이 런닝메이트로서 적임자라는 것이다. 

한편, 구 회장이 최근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점도 주목받고 있다. 특히 그룹의 주력 사업 분야인 전기차 배터리와 화학 부문에 대한 투자를 결정한 것을 두고 ‘통큰’ 투자라는 평가가 나온다. LG화학은 중국 장쑤성 난징시에 2조2500억 원 가량을 투자해 전기차 배터리 2공장을 짓기로 결정했다. 또한, 2조 원 가량을 들여 국내 여수국가산업단지에 제 3공장을 세우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구 회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미래 성장동력으로 꼽히는 로봇 분야의 투자도 결정했다. 올해 1월 로봇개발업체 로보티즈에 90억 원을 투자한 데 이어, 최근 미국 보사노바로보틱스 사에 33억 원 정도를 투자했다. 지난 17일에는 536억 원을 투자해 국내 산업용 로봇 분야에서 최고 기술력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받는 로보스타의 유상증자에 참여하기도 했다. 

◆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비정규직 868명 정규직 전환’ 약속 지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1년 전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약속했던 비정규직 직원들의 정규직 전환 약속을 지켰다. 

지난 2일 한화그룹에 따르면, 지난해 여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상시적이고 지속적인 직무에 종사하고 있는 한화그룹 비정규직 총 868명이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이 기간에 정규직으로 전환된 직원의 성비는 남성 441명(51%), 여성 427명(49%)으로 남녀가 비등했다.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20대가 72%로 가장 많았다. 그다음으로 30대 15%, 40대 5%, 10대 4%, 50대 3% 순이다. 

한화그룹이 이런 계획을 처음 밝힌 것은 약 1년 전 청와대에서다. 지난해 7월 27일 청와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의 첫 기업인 간담회에 김 회장 대신 참석했던 금춘수 부회장은 "그룹 내 상시 업무 종사자 850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후 한화그룹은 지난해 8월 "내년 상반기까지 비정규직 직원 850여 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라고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이 밖에도 한화그룹은 다양한 방식의 일자리 정책을 추진 중이다.  

지난 2월 문재인 대통령의 '업어주고 싶다'는 발언으로 주목을 받았던 계열사 한화큐셀의 일자리 정책은 지난달 2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일자리 으뜸기업을 잡(JOB)아라'에서 모범 사례로 소개되기도 했다. '3조3교대 주 56시간' 근무제에서 '4조3교대 주 42시간' 근무제로 전환해 신규 인력 500여 명을 신규 채용했다는 게 골자다. 

또 한화그룹은 협력사의 일자리 창출 문제에 대해서도 소매를 걷어붙였다. 한화, 한화케미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7개 계열사가 산업은행과 공동으로 총 600억 원 규모의 '일자리 창출 상생펀드'를 조성키로 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등 다른 12개 계열사는 이미 1330억 원 규모로 펀드에 참여하고 있다. 

◆ 최정우 포스코 신임 회장, 미래 성장동력 발굴에 집중

최정우 포스코 신임 회장은 이 달 27일 취임을 앞두고 있다. 포스코 내부에서 '재무통'으로 통하는 최 신임 회장은 당초 다른 후보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부각되던 인물이어서, 선정 배경에 많은 관심이 쏠렸었다.  

포스코 측은 선정 결과를 발표하며 최 신임 회장이 경영관리분야의 폭 넓은 경험과 비철강분야 그룹사에서의 경력을 갖춰, 포스코가 '철강 그 이상의' 글로벌 기업으로 변신하는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선정이유를 밝힌 바 있다. 

최 신임 회장은 1957년 부산에서 태어나 동래고, 부산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1983년 포스코에 입사했다. 포스코 재무실장, 포스코건설 경영기획본부 기획재무실장 등 포스코그룹의 재무부문에서 오랜 기간 근무해 '재무통'으로 불린다. 회장 직속의 정도경영실장, 대우인터내셔널 기획재무본부장 부사장을 거쳤으며 올해 2월부터 포스코켐텍 대표이사 사장을 맡다가 회장 자리에 오르게 됐다. 특히, 2015년 7월부터 가치경영센터장을 역임하면서 그룹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추진해 포스코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기반을 구축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이번 최종선정 결과를 놓고, '정치적 외풍' 가능성 등을 배제할 수 있는 인물을 고려한 끝에 내려진 결론이라는 분석도 있다. 업계에서는 최 사장이 다른 후보자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현 권오준 회장의 색깔이 옅은 인물이라는 점이 작용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포스코 차기회장 선정을 둘러싸고 정치권 등에서 '밀실인사'라고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았다"며 "최 사장이 권오준 회장 체제에서 구조조정을 담당하는 과정에서 그룹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점도 있겠지만, 비판 의견 에 대한 부담감도 작용한 것 같다"고 밝혔다. 자칫 정치적 외풍이나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올 수 있는 후보자들을 배제하는 과정에서 최 사장이 낙점 받았다는 것이다. 

최 신임 회장은 이 달 27일 임시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임기 3년의 포스코 회장에 공식 취임하게 된다. 최 신임 회장은 한 달 남짓 주어진 취임 전 준비기간 동안, 연 매출 60조 원, 국내 1위·세계 5위 철강회사인 포스코의 주요 과제 해결과 미래 성장동력 발굴을 위한 큰 틀을 짜는 데 힘을 쏟았을 것으로 보인다.

최 신임 회장이 포스코 새 수장으로서 앞으로 어떤 행보를 이어나갈 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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