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월 개봉한 인도 영화 '패드맨'의 포스터. 비싼 생리대를 사지 못해 더러운 천 조각과 신문지를 쓰는 아내를 보고 값싸고 질 좋은 생리대를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한 아루나찰람 무루가나탐의 실화를 다룬 영화다.
올해 2월 개봉한 인도 영화 '패드맨'의 포스터. 비싼 생리대를 사지 못해 더러운 천 조각과 신문지를 쓰는 아내를 보고 값싸고 질 좋은 생리대를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한 아루나찰람 무루가나탐의 실화를 다룬 영화다. (이미지=영화포스터)

[데일리비즈온 박종호 기자] 인도에서 생리대에 부과됐던 세금이 철폐된다.  

BBC는 21일 인도의 피유시 고얄 임시 재무장관이 “이 나라의 자매들과 엄마들은 생리대가 100% 면세라는 소식을 듣고 행복해 할 것”이라며 “이제 생리대에는 세금이 부과되지 않는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인도 정부는 모든 상품에 적용되는 세금인 이른바 'GST(Goods and Services Tax)'를 도입했다. 우리나라로 따지면 부가가치세와 비슷한 성격의 세금으로, 생리위생용품은 사치품으로 분류되어 12%의 세금이 부과되었다. 

일반적으로 인도 여성 5명 중 4명은 생리대를 사용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세금을 부과하자 즉각 거센 반발이 일었다. 활동가들은 여성 5명 중 4명이 생리대를 구하지 못하는 나라에서 세금까지 부과하면 더 구하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세금은 힌디어로 ‘혈세(血稅)’를 뜻하는 ‘라후 카 라간’이라 불리게 됐다. 

실제로 BBC는 “생리는 인도에서 여성들이 학업을 중도 포기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라고 짚었다. 가난한 시골 지역의 여성들은 생리대를 구하지 못해 생리 기간 중 집에 머물러 있으며, 천이나 넝마 같은 깨끗하지 않은 대용품을 사용해 감염 위험에도 노출되어 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정부의 결정이 발표되자, 시민 운동가들은 일제히 환영의 뜻을 밝혔다. 

생리 건강에 대한 인식을 확산시키는 단체인 ‘사치 사헬리’의 설립자 수르비싱은 “여성들이 학교와 직장에 머무를 수 있도록 하고, 적절한 생리 위생을 실천하는 데 필수적인 조치”라고 말했다. 또 다른 활동가인 아마르 툴시얀도 “인도의 모든 이들에게 커다란 승리”라고 평가했다. 

BBC는 21일 보도에서 영국 역시 생리용품에 5%의 세금을 부과하고 있다며 활동가들이 이 세금을 없앨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인도는 아일랜드, 케냐, 캐나다 등과 함께 생리대가 면세 혜택을 받는 몇 안 되는 국가로 이름을 올리게 되었다.

저작권자 © 데일리비즈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