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에서 관측한 ‘감마선 폭발’ 분석

먼지는 집안에서 청소 대상이고, 대기중에 떠도는 먼지는 건강을 위협하면서 수명단축이나 온갖 노인병 질환의 주범으로 지탄을 받는 물질이다.

그러나 우주물리학에서 먼지만큼 소중한 요소도 많지 않다. 먼지는 은하를 구성하는 주요 물질이고, 생명의 기원을 실어나르는 운반체 역할도 하고, 인생을 비유하는 은유의 도구로도 자주 쓰인다.

우주물리학자들이 우주를 떠도는 먼지에서 새로운 사실을 발견하고 천문학 분야에서 ‘돌파구’(breakthrough)를 열었다고 발표했다.

우리 은하(milky way)에게 독특하게 존재하는 먼지가 아주 먼 곳에 있는 은하에서도 발견됐다는 것이다.

덴마크 과학자 닐스 보어의 이름을 딴 코펜하겐대(University of Copenhagen) 닐스보어연구소 (Niels Bohr Institute) 과학자들이 참여한 국제공동연구팀이 지구에서 110억 광년 떨어진 멀고 먼 은하(galaxy)에서 우리은하(Milky Way)에 있는 것과 같은 종류의 먼지를 발견했다.

이런 종류의 먼저는 다른 은하에서는 아주 드문 것이어서, 이번 발견은 이 특별한 형태의 먼지가 어떻게 형성되는지를 이해하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우주에 있는 많은 은하들은 별이나 가스, 먼지, 암흑물질 등 다양한 부분들이 모여 이뤄진 복잡한 구조물이다. 먼지는 한 은하에 있는 모든 물질의 작은 부분을 대표하는 것 같지만, 먼지는 새 별이 탄생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우리 은하에 독특한 탄소질 먼지와 비슷해

별에서 나오는 빛이 은하에서 어떻게 탈출하는지를 보여주는데 있어서 먼지는 중요한 내용을 담고 있다.

왜냐하면 먼지 알갱이들은 빛을 흡수하기도 하고 빛을 산란시키기도 하기 때문이다. 먼지 입자들은 동시에 행성이 형성되는 과정에서 아주 중요한 기능을 한다.

 

감마선 폭발 전 사진(왼쪽)과 폭발 직후 사진(오른쪽). 감마선 폭발 지점이 원으로 표시됐다. Credit: Image courtesy of Faculty of Science – University of Copenhagen
감마선 폭발 전 사진(왼쪽)과 폭발 직후 사진(오른쪽). 감마선 폭발 지점이 원으로 표시됐다. Credit: Image courtesy of Faculty of Science – University of Copenhagen

은하에 있는 먼지들은 작은 탄소, 실리콘, 철, 알루미늄과 다른 무거운 요소들의 작은 알갱이들로 구성되어 있다. 우리 은하는 탄소질 먼지가 아주 많은 곳인데, 이는 다른 은하에서는 매우 드문 현상이다.

그러나 이제 유사한 형태의 먼지가 아주 먼 은하에서 발견됨에 따라 우리 은하와 유사한 은하의 단서를 발견했다.

연구원들은 감마선 폭발에서 온 빛을 이용해서 이를 조사할 수 있었다. 별의 핵심에 있는 연료가 고갈되면서 별이 대규모로 폭발할 때 감마선 폭발이 발생한다. 죽어가는 별에서 나타나는 폭발에서 발생하는 감마선 폭발은 연쇄적으로 강한 빛의 폭발이 일어나게 한다. 천문학자들은 이 빛을 분석해서 그 별이 속한 은하가 무엇으로 구성되어 있는지를 알 수 있다.

천문학자들은 은하에서 탈출하여 나오는 빛을 조사함으로써 먼지의 특성을 알 수 있다.

우리 은하에 독특한 탄소질 먼지는 이같은 측정에서 ‘먼지 범프’(dust bump)라고 분류한다. 이같은 먼지 범프는 GRB180325A라고 이름붙인 감마선 폭발에서 감지됐다.

이번 연구의 주 저자인 타야바 자파르(Tayyaba Zafar)는 닐스보어 연구소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호주 앵글호주천문대(Angle Australian Observatory)에서 일하고 있다.

GRB180325A는 올해 3월 28일 나사의 스위프트 천문대에서 탐지됐다. 스위프트(Swift)는 죽어가는 별에서 나오는 감마선을 탐지하는 임무를 가진 위성이다.

그런데 3월에 스위프트 위성이 감마선 폭발을 감지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세계 천문학자들은 바빠졌다. 감마선 폭발이 나온 은하의 내부를 연구하기 위해서 필요한 정보를 최대한 빨리 얻으려고 노력했다.

닐스보어 연구소의 카스퍼 하인츠(Kasper Heintz)는 라 팔마의 노르딕광학망원경(Nordic Optical Telescope NOT)을 가동했다. 이같이 재빠른 국제공동협조 덕분에 이번에 감지된 감마선 폭발에서 온 빛에 대한 첫 번째 관측은 스위프트 위성이 감마선 폭발을 발견한 지 불과 몇 분 만에 확인됐다.

신속한 국제공동 연구의 성과 발휘 

NOT망원경에서 관측해보니 그 별은 적색이동(red shift) 2.25의 은하에서 폭발한 것이다. 이것은 이 빛이 약 110억 광년을 이동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동시에 그 감마선 폭발은 보통 우리 은하에 있는 것으로 알려진 ‘먼지 범프’가 그 은하에도 있음을 보여준다.

연구팀은 또한 칠레 세로 파라날(Cerro Paranal) 산에 있는 유럽남부천문대(ESO)의 초거대망원경(VLT)에 탑재한 엑스 슈터가 촬영한 분광데이터로 감마선 폭발을 관측했다. 이렇게 4개의 감마선 폭발의 후광이 확인된 것이다.

이번 연구는 천문학의 중요한 전환점을 이루기 위해 세계에 있는 여러 우주관측소들이 얼마나 긴밀하게 협조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남을 것이다. 먼지 범프가 가장 최근에 감지된 것은 10년 전이다.

연구결과는 아스트로피지컬 저널 레터스(Astrophysical Journal Letters) 6월호에 발표됐다.

코펜하겐대는 폭발 이후의 후광을 찍은 모습을 공개했다. 폭발 직전 하와이에 있는 판-스타(Pan-STARRS)망원경에서 찍은 사진과, 별이 폭발한지 몇 분 뒤에 스위프트 위성에서 노르딕광학망원경으로 찍은 사진을 비교하면 감마선 폭발의 현상이 확실히 드러난다.

<이 기사는 사이언스타임즈(www.sciencetimes.co.kr)에도 실렸습니다. 데일리비즈온은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송고를 허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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