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수출에 난항을 겪고 있는 한국 철강업계가 '대안시장' EU서도 수출장벽에 놓이게 되었다. (사진=연합뉴스)
對美수출에 난항을 겪고 있는 한국 철강업계가 '대안시장'으로 삼고 있는 EU서도 수출장벽에 놓이게 되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비즈온 박종호 기자] 유럽연합(EU)이 EU로 수입되는 철강제품에 대한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미국의 철강제품 관세 부과에 대응하기 위한 차원이다. 이에 따라, 국내 철강 업계의 수출에도 타격이 예상된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EU 집행위원회가 이날 표결을 통해 수입 철강제품에 대한 세이프가드를 잠정적으로 도입하기로 결정했다고 5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EU 회원국 총 28개국 중 25개국이 찬성표를 던졌고 3개국은 기권했다.

세이프가드란 특정 품목의 수입이 급증해 자국 업체들에 심각한 피해가 발생했거나 그럴 우려가 있을 때, 쿼터(수입 할당량)과 관세 인상 등의 조치를 취하는 것을 가리킨다.

EU 집행위는 쿼터를 정하고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동시에 제안했다. 쿼터는 최근 몇 년 간 수입량을 반영해 지정되며, 이를 넘어서는 양에 대해선 25%의 관세가 부과될 전망이다.

앞서, 집행위는 미국이 지난 3월 철강·알루미늄에 대해 각각 25%와 10%씩의 관세를 부과하자 미국 수출이 막힌 아시아 철강이 풍선효과로 유럽시장에 몰려들 것을 우려해 지난 3월 말 세이프가드 발동을 위한 조사에 돌입했다. 조사 대상에는 28개의 철강재 및 철강 제품이 포함됐다. 

미국에서 시작된 철강 무역전쟁이 유럽시장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국내 철강산업도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난해 한국이 EU로 수출한 철강은 23억9000만 유로(약 3조1300억 원)어치로 인도와 중국, 터키에 이어 네 번째로 많다. 특히 포스코나 현대제철 같은 업계 1·2위 기업에 피해가 집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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