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에서 널리 쓰이는 SNS '왓츠앱'에서 가짜뉴스가 확산되자, 인도의 일부 주 정부에서는 인터넷을 금지시키는 처방까지 동원했다.
인도에서 널리 쓰이는 SNS 메신저 '왓츠앱'에서 가짜뉴스가 확산되자, 인도의 일부 주 정부에서는 인터넷을 금지시키는 처방까지 동원했다.

[데일리비즈온 박종호 기자] 인도에서 널리 쓰이는 SNS 메신저 '왓츠앱'의 가짜뉴스로 인한 폭력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자 인도 일부지역에서 인터넷 접속 차단이라는 극약 처방을 동원했다. 최근 인도에서는 왓츠앱을 통해 '아동 유괴범이 우리 지역을 배회하고 있다'는 식의 근거없는 뉴스와 경고가 퍼지며 무고한 사람들이 오해를 받아 희생되는 일들이 발생하고 있다.

5일 CNN 등 해외 매체들에 따르면, 인도에서는 지난 한 달여 간 왓츠앱 등을 통해 유포된 가짜뉴스에 선동된 폭도가 외지인을 집단폭행해 살해하는 사건이 빈발했다. 한 달간 인도 전역에서 최소 25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트리푸라 주에서는 지난 6월 28일 하루에만 3명이 숨졌다. 이중 한 명은 경찰에 고용돼 확성기를 들고 가짜뉴스 확산 방지 캠페인을 벌이던 남성이었다.

또 다른 피해자는 서(西) 트리푸라 지역을 지나던 우타르프라데시 주 출신의 상인 4명이었다. 상인들은 길가에 잠시 차를 댔다가 아동납치범으로 몰리는 바람에 수백명의 폭도에 쫓기는 신세가 됐다. 이들은 군기지로 대피했지만, 폭도는 경고사격을 무시한 채 밀고 들어와 상인 1명을 살해하고 나머지 3명에게 중상을 입혔다. 이 과정에서 군인 한 명도 심한 상처를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비슷한 시각 같은 지역에서는 외지인이면서도 마을을 둘러본다는 이유만으로 주민들이 신원불명의 40대 여성을 폭행해 살해했다. 가해자들은 "아동 유괴범에게 죽음을"이란 구호를 외치면서 피해자를 마을 곳곳으로 끌고 다니며 곤봉 등으로 마구 때렸다고 경찰 당국자는 설명했다.

이에 지난달 30일, 인도 동북부 트리푸라 주는 전날부터 48시간 동안 지역 내 인터넷 접속과 휴대전화 메시징 서비스를 전면 차단했다. 인도 당국은 종교·계급 갈등 등으로 인한 소요 사태가 벌어질 때면 인터넷 접속을 차단하는 조처를 하는 경우가 많다.

한편, 인도 인구는 13억5000만 명으로 중국(14억 명)에 이어 세계에서 두번째로 많으며, 4억7800만 명이 스마트폰을 통해 인터넷을 이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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