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어린이 대상 연구에서 확인

학교에서 음악교육을 계속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교육관계자들은 이런 고민을 하기 마련이다. 학부모 입장에서도 피아노 레슨을 시켜야 할지 말아야 할지 망설일 때가 있다.

전문 음악가로 키우려면 물론 음악교육을 시켜야 하지만, 보통 학생들에게 무슨 효과가 있는지 고민하기 쉽다.

중국자연과학재단, 베이징과학기술위원회, 베이징사범대학은 미국 MIT에 연구자금을 제공해서 과연 음악교육이 학생들에게 어떤 교육적인 효과를 내는지 객관적인 연구를 실시했다.

교육자들 사이에서는 음악교육 대신 수업외 시간에 추가로 읽기 훈련으로 대체하자는 의견도 나왔던 것 같다.

그랬더니 음악교육을 시키면 어린이의 언어능력이 좋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음악교육을 받는다고 학생들의 지능지수가 높아지지는 않았다. 음악교육이 인지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은 아니다.

중국어 성조 구분 능력이 크게 좋아져 

그러나 피아노 수업을 받은 학생들은 소리를 구분하는 능력이 좋아졌다. 특히 중국어에서 중요한 성조(聲調)를 구분하는 능력을 크게 향상시켰다. 다시 말해서 피아노 레슨은 아이들의 언어능력 향상에 도움을 주는 것이다.

미국 MIT가 한 이번 연구는 피아노 레슨이 유치원생이 서로 다른 피치(pitch)를 구별하는 능력을 키우는데 아주 좋은 효과가 있음을 발견했다. 사람의 말을 들을 때 단어를 구별하는 능력을 길러주는 것이다.

 

피아노 레슨은 언어발달에 도움을 준다. ⓒPixabay
피아노 레슨은 언어발달에 도움을 준다. ⓒPixabay

 

그렇다고 피아노 레슨이 전체적인 인지능력에 어떤 혜택을 주지는 않는다. 예를 들어 지능지수(IQ)나 주의력, 기억력 등의 인지능력은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미국 MIT 맥거번 두뇌 연구소(McGovern Institute for Brain Research)는 중국 베이징사범대학(Beijing Normal University)과 공동으로 중국 학생들을 대상으로 음악교육의 효과에 대한 연구를 수행했다.

이번 연구에 참가한 74명의 어린이들은 3그룹으로 나눴다. 한 그룹은 매주 3번에 걸쳐 45분 씩 피아노 레슨을 받았다. 한 그룹은 같은 기간 동안 추가로 읽기 훈련을 받았다. 다른 한 그룹은 이 중 어느 훈련도 받지 않았다. 학생들은 4세에서 5세 사이였으며 모국어로 만다린어를 사용했다.

6개월이 지났을 때 연구원들은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모음, 자음 그리고 중국어 성조가 서로 다른 단어를 구분하는 능력을 측정했다. 단어를 더 잘 구분하는 능력은 음운인식능력이 더 좋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랬더니 피아노 레슨을 받은 어린이는 자음(子音) 하나가 다른 단어들을 구분하는 능력에서 읽기 훈련을 한 그룹보다 월등하게 좋았다.

피아노와 추가로 읽기훈련을 한 두 그룹은 모두 아무런 훈련을 하지 않은 그룹에 비해서 모음을 바탕으로 한 단어를 구분하는 능력이 뛰어났다.

연구원들이 EEG장치를 활용해서 어린이들의 두뇌활동을 측정하니, 피아노 레슨을 받은 어린이들은 서로 다른 피치를 가진 성조의 단어를 들을 때 더욱 강한 반응을 보이는 것을 발견했다. 이것은 피아노 연습을 한 아이들은 피치에 더욱 민감해지기 때문에 단어를 구분하는 능력이 좋아짐을 의미한다.

이번 논문의 시니어 저자인 로버트 데시몬(Robert Desimone) MIT 맥거번 연구소장은 “단어의 차이를 듣고 구별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은 어린이들이 언어를 배울 때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데시몬 소장은 “특히 피아노 연습을 하는 아이들은 자음을 구분하는 능력이 크게 좋아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능지수, 주의력 및 기억력을 측정하는 실험에서 연구원들은 세 그룹 어린이 사이에서 어떤 특별한 차이점을 발견하지는 못했다. 피아노 레슨을 받는다고 해서 전체적인 인지기능이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

중국 베이징에서 수행한 이번 연구에서 음악 훈련이 언어기능을 향상시키는데 어떤 형태로든 도움을 주는 것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를 수행한 베이징사범학교는 학생들에게 피아노 레슨을 계속하고 있었다. 연구원들은 이번 연구로 다른 학교에서도 음악 수업을 계속 하도록 자극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

학교수업에서 음악교육 계속해야

베이징사범대학의 윤난(Yun Nan)부교수가 주 저자인 이 연구결과는 25일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게재됐다.

이전에도 음악 교육의 효과를 분석한 연구는 나왔다. 앞선 연구는 음악을 한 사람이 배경소음에서 특정한 말을 구분하거나, 또는 청각처리 능력에서 음악을 하지 않는 사람보다 평균적으로 높은 것을 보여줬다.

그러나 이 같은 연구는 과거에 음악교육을 받았는지를 보고 분석한 것이다. 이번 결과는 현재 음악 레슨을 받고 있는 학생들과 그렇지 않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통제 연구이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베이징사범대학은 음악교육의 가치와 읽기훈련의 가치를 정확히 측정하는데 관심을 가졌다.

만약 음악훈련을 받은 어린이들이 추가적인 읽기 훈련을 받은 어린이보다 성적이 낫다면, 학교에서 음악교육을 지원하는 것을 정당화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연구원들은 이번 발견이 음악수업을 계속할 것인지 그만둘 것인지를 고민하는 학교 교육관계자들을 설득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에서는 읽기 교육으로 음악교육을 대체하려는 경향이 있다. 추가로 읽기 교육을 시키는 것이 나쁘지 않지만, 피아노 교육이 단순히 읽기 훈련보다 사람의 말에서 나는 발음의 차이를 구별하는데 도움을 준다. 이번 연구는 학교에서 음악교육에 투자해야 할 이유를 보여줬다. 우리나라 교육계에도 좋은 참조가 될 것 같다.

<이 기사는 사이언스타임즈(www.sciencetimes.co.kr)에도 실렸습니다. 데일리비즈온은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송고를 허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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