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능과 유전자 상관관계 대규모 분석

지능이 높은 것이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지능이 높은 것은 좋은 점도 있지만, 반대급부도 생각해야 한다.

수십 만 명의 유전자를 분석해보니, 똑똑한 사람은 오래 사는 것과 연관성을 가졌다.  그렇지만 ‘아는 게 병이다’는 비유처럼 똑똑하게 만드는 유전자는 자폐증, 염려 및 우울증과 연관성을 가졌다고 최근 발표된 2개의 논문은 주장했다.

이번 연구는 세포 단위에서 지능과 연결된 유전적 특징을 대규모로 분석한 첫 번째 연구이어서, 정신 건강에 관련된 교육이나 의약품 개발 및 치료에 새로운 방법을 제시할지 모른다는 기대를 갖게 한다.

‘똑똑하면서도 염려하지 않기’ 같은 균형 잡힌 정신건강으로 안내하는 길잡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공동 연구팀은 연구를 통해 지능과 연관된 1,016개의 유전자를 확인했는데, 놀라운 사실은 이들 대부분이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것이었다. 연구팀은 대규모로 지능과 유전자의 연관성에 대한 연구를 벌여 190개의 유전자 장소(loci)와 939개의 새로운 유전자가 지능과 관련된 것을 발견했다. 인간이 가진 인지기능의 유전적 토대를 확인하는 놀라운 발견이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자유대학교(Vrije Universiteit Amsterdam)의 통계유전학자인 다니엘 포스투마(Danielle Posthuma)가 이끄는 연구팀은 27만명에 달하는 사람들의 전장유전체분석연구(genome-wide association study GWAS)를 벌여 이 같은 사실을 발견했다.

DNA변이와 지능지수 비교 

국제공동 연구팀은 지능을 측정하는 뇌인지 시험에 참가한 사람들의 데이터베이스를 뒤져 이들의 DNA 변이와 이들의 지능지수를 비교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단일염기다형성(SNPs)이라고 하는 이같은 DNA의 변이를 보면, 어떤 변이가 높은 지능과 연관된 것인지 알 수 있다.

똑똑하면 오래 산다. ⓒPixabay
똑똑하면 오래 산다. ⓒPixabay

 

이렇게 감지한 900만개가 넘는 변이 중에서 포스투마 연구팀은 지능과 연결된 DNA 암호에서 205개 유전자 장소를 구별했는데, 이 중 15개 만이 이미 알려진 것이었다. 이와 함께 1,016개의 특정 유전자를 발견했으며 이 중 77개만 이미 발견된 것이었다.

연구팀에 따르면 똑똑해지게 하는 지능유전자는 동시에 전반적으로 인지 건강과 장수에 좋은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지능유전자는 동시에 자폐증의 증가와 상관이 있었다. 지능유전자를 가진 사람은 오래 살지 모른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결과는 인지기능과 신경 및 정신의학적 특징에 연관된 유전적 과정을 암시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지능이 높으면 오래살 지 모르지만, 자폐증이나 우울증의 위험도 높아질 지 모른다”고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25일 네이처 제네틱스(Nature Genetics)에 발표됐다.

이와 별도로 역시 25일 네이처 제네틱스에 발표한 또 다른 논문에서 포스투마 연구팀은 무려 449,484명을 포함하는 대규모 GWAS 연구를 수행해서 염려와 우울증 등 신경증적 특징과 연관된 500개의 유전자를 분류했다.

많이 염려하는 사람은 우울증에 좀 더 걸릴 것 같은 사람들과는 다른 유전자를 물려받는 것을 발견했다. 염려하는 유전자와 우울증을 앓는 유전자가 다르다는 것을 암시하는 것이다. 연구팀은 50만 명의 건강 및 유전정보를 가진 UK뱅크, 500만 명의 유전 및 건강 정보를 가진 23andMe의 데이터 베이스를 분석했다.

지금까지 유전학자들은 지능과 연관된 유전자 변이를 확인하는데 어려움을 겪어왔다. 포스투마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는 MAGMA라고 하는 새로운 통계기법을 사용해서 유전자가 발현하는 특정한 형태의 세포와 조직을 대량으로 찾아낼 수 있었다.

지능과 관계된 많은 유전자는 중간돌기신경(medium spiny neurons)에서 발현된다. 중간돌기신경은 두뇌 깊은 곳에 있는 신경세포 더미로써 학습 인지 감정 등과 연관되어 있다.

인지장애 예방 및 치료에 도움 줄 듯 

포스투마는 “만약 세포 단위에서의 메커니즘을 이해할 수 있다면 의약품 개발의 후보를 찾아낼 수 있다”고 말했다. 지능유전자의 메커니즘을 이해하면 알츠하이머나 다른 정신질환을 예방하는 새로운 길의 단서를 제공할 수 있다.

지금까지 연구원들은 신경증에 연관된 유전자의 위치를 16개만 발견했기 때문에 이번 발견은 매우 큰 진전으로 여겨진다.

연구팀에 의하면 신경증에 관련해서는 분명한 유전적 하부 집단이 존재한다. 하나는 우울증에 관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염려에 관한 것이다.

이 부분을 완전히 이해하는데 시간이 걸릴지 모르지만 미래에 신경증을 앓는 사람들을 돕는 기다란 여정이 시작됐다고 연구팀은 말했다.

이 알면 염려도 높아지는 법이다. ⓒ Pixabay
이 알면 염려도 높아지는 법이다. ⓒ Pixabay

 

전장유전체연관분석연구(GWAS)는 유전자가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기 위해 거의 모든 유전자를 광범위하게 연구하는 것이다.

만약 어떤 유전적 변이가 특정한 질병을 가진 사람에게 더 많이 나타난다면, 이 변이는 질병과 ‘연관있다’고 본다.

단일염기다형성(SNPs)는 DNA 염기서열에서 하나의 염기서열(A,T,G,C)의 차이를 보이는 유전적 변화 또는 변이를 말한다. Single Nucleotide polymorphism(SNP)의 약자로, 보통 스닙이라고 읽는다.

단일 핵산염기 다형성은 사람마다 많은 변이를 보이는 부분이므로 DNA 지문 분석에 주로 이용된다.

<이 기사는 사이언스타임즈(www.sciencetimes.co.kr)에도 실렸습니다. 데일리비즈온은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송고를 허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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