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사상 첫 비엔지니어 출신
-'2인자' 등 유력 후보들, '정치외풍' 우려 줄줄이 낙마
-재무통으로 그룹 전반적에 대한 이해도 높아

포스코 차기회장 최종후보에 선정된 최정우 포스코켐텍 사장과 포스코 본사 사옥. (사진=연합뉴스 취합)
포스코 차기회장 최종후보에 선정된 최정우 포스코켐텍 사장과 포스코 본사 사옥. (사진=연합뉴스 취합)

[데일리비즈온 신동훈 기자] 최정우 포스코켐텍 사장이 포스코 차기 회장 최종후보로 선정됐다. 포스코 내부에서 '재무통'으로 통하는 최정우 사장이 다른 후보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부각되던 인물이어서, 선정 배경에 대해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최정우 '차기 회장 내정자'가 앞으로 포스코의 산적한 과제들을 어떻게 풀어나갈 지도 관심의 대상이다. 

◆사상 첫 '비엔지니어출신' 회장

포스코는 23일 이사회를 열고 최정우 사장을 최고경영자(CEO) 후보가 되는 사내이사 후보로 임시 주주총회에 추천하는 안건을 만장일치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CEO후보추천위원회는 "최 사장은 포스코 50년 역사에 최초의 비엔지니어출신 내부 회장후보"라며 "경영관리분야의 폭 넓은 경험과 비철강분야 그룹사에서의 경력을 바탕으로 포스코가 '철강 그 이상의' 글로벌 기업 으로 변신하는데 큰 역할을 기대한다"고 선정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앞서, 포스코는 지난 4월 18일 권오준 회장이 사임 의사를 표명한 이후 차기 회장후보 선정 기구인 '승계카운슬'을 설치하고 2개월 간 관련 절차를 진행해 왔다. 승계카운슬은 포스코 사외이사 5인으로 구성됐으며 그동안 모두 8차례 회의를 열고 지난 22일 5명의 후보자군을 확정했다.

최 사장은 1957년 부산에서 태어나 동래고, 부산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1983년 포스코에 입사했다. 포스코 재무실장, 포스코건설 경영기획본부 기획재무실장 등 포스코그룹의 재무부문에서 오랜 기간 근무해 '재무통'으로 불린다. 회장 직속의 정도경영실장, 대우인터내셔널 기획재무본부장 부사장을 거쳤으며 올해 2월부터 포스코켐텍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

최 사장은 2015년 7월부터 가치경영센터장을 역임하면서 그룹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추진해 포스코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기반을 구축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쟁쟁한 후보들 '정치외풍' '밀실인사' 우려 속 탈락

하지만, 당초 최 사장은 다른 후보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부각되던 인물이었다. 이번 최종선정 결과를 놓고, '정치적 외풍' 가능성 등을 배제할 수 있는 인물을 고려한 끝에 내려진 결론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까닭이다.  

업계에서는 최 사장이 다른 후보자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현 권오준 회장의 색깔이 옅은 인물이라는 점이 작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포스코 차기회장 선정을 둘러싸고 정치권 등에서 '밀실인사'라고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았다"며 "최 사장이 권오준 회장 체제에서 구조조정을 담당하는 과정에서 그룹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점도 있겠지만, 비판 의견 에 대한 부담감도 작용한 것 같다"고 밝혔다.

자칫 정치적 외풍이나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올 수 있는 후보자들을 배제하는 과정에서 최 사장이 낙점 받았다는 것이다. 

한편, 5명의 후보자군에는 김영상 포스코대우 대표이사 사장, 김진일 전 포스코 대표이사 사장, 오인환 포스코 대표이사 사장, 장인화 포스코 대표이사 사장, 최정우 포스코켐텍 대표이사 사장(가나다 순)이었다. 특히, 유력한 후보였던 '포스코 내 2인자' 오인환 사장을 비롯해, 김영상 사장, 김진일 전 사장 등은 2차 면접을 통과하지 못한 채 일찌감치 고배를 마셨다.  

◆구조조정 고도화·신성장 동력 발굴 등 과제 안아

최 내정자는 다음달 27일 임시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임기 3년의 포스코 회장에 공식 취임할 예정이다. 최 내정자는 한 달 남짓 주어진 취임 전 준비기간 동안, 연 매출 60조 원, 국내 1위·세계 5위 철강회사인 포스코의 주요 과제 해결과 미래 성장동력 발굴을 위한 큰 틀을 짜는 데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최 내정자는 자신이 중심에 섰던 구조조정 작업을 성공적으로 이어가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포스코는 그동안 중장기 구조조정 계획을 세우고 계열 회사와 사업단위를 통합하는 작업을 추진해왔는데, 이제 인력과 자원을 핵심 사업에 투입하는 단계를 앞두고 있다.  

최 내정자는 에너지 및 소재 분야 등을 중심으로 신성장 동력 발굴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포스코는 그룹 본연의 사업인 철강, 에너지, 건설, 화공 분야에 ICT 분야의 기술을 융합하는 스마트화를 추진해 자체 경쟁력을 높인다는 방침과 함께, 신재생 발전 사업과 리튬사업 등도 차세대 주력사업으로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최 내정자가 비엔지니어 출신으로 현장 경험은 부족할 지 몰라도 재무, 전략, 기획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췄다는 점을 높이사고 싶다"며 "포스코켐텍에서 전기차 배터리 소재 사업을 들여다 본 경험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최 내정자가 포스코 새 수장으로서 앞으로 어떤 행보를 이어나갈 지 귀추가 주목된다. 

저작권자 © 데일리비즈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