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1년 다니면 시력 0.27디옵터 나빠져

갈수록 안경을 착용하는 학생들이 늘어나는 원인은 무엇일까? 가까운 곳을 보지 못하는 근시(myopia)는 시각적으로 매우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너무 흔하기 때문에 그 원인을 밝히거나 대응 방안에 비교적 무심한 편이다.

근시의 원인 중에는 분명히 유전적인 요인도 있지만, 오래 동안 실내에서 이뤄지는 학교 교육에 너무 많은 시간을 사용하는 것도 중요한 원인이다.

그렇다면 과연 공부하는 기간이 늘어나면 근시도 많아질까? 과학자들은 그렇다고 말한다.

공부하는 수학 기간이 늘어날수록 근시의 위험 요소가 높아진다는 증거가 될 만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과학자들은 근시를 예방하려면 교육 습관에 변화를 가져와야 한다고 주장한다.

 

 

학교 다니는 시간이 늘면 근시도 는다. ⓒPixabay
학교 다니는 시간이 늘면 근시도 는다. ⓒPixabay

 

많은 연구들은 교육과 근시 사이의 강력한 연관성을 보고해왔지만, 교육에 점점 더 노출하는 것이 얼마나 심각한 근시를 불러오는지는 분명하지 않았다. 근시적인 아이들이 좀 더 학구적인지 혹은 사회경제적 위치가 근시와 더 높은 수준의 교육을 요구하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영국 브리스톨 대학(University of Bristol) 및 카디프 대학(Cardiff University) 연구팀은 교육이 직접적인 근시의 위험요소인지 혹은 근시인 것이 공부에 더 몰두하게 하는 원인이 되는 위험요소인지를 알아보기로 했다.

이들은 멘델집단 무작위(Mendelian randomisation)라는 통계기법을 이용해서 근시와 연관된 44개의 유전적 변이와 학교교육과 연관된 69개의 유전적 변이를 연구했다. 연구팀은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 데이터 베이스에서 40세 이상 69세 미만의 남녀 67,798명을 조사했다.

교육 기간 늘어날수록 근시 높아

이같은 대규모 집단을 대상으로 새로운 통계기법을 이용해 유전적 정보를 분석함으로써 전통적인 관찰에 의한 연구에서 발생하는 문제점을 피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연구팀이 잠재적인 영향력 요소를 고려한 다음에, 멘델집단 무작위 방식으로 분석하니, 매년 늘어나는 교육 햇수는 더욱 더 많은 근시와 연관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수학 기간이 늘어날수록 매년 0.27 디옵터씩 시력이 나빠진다.

결국 영국에서 17년을 공부한 대학 졸업생의 경우, 12년 교육을 받고 16세에 학교를 떠난 학생보다 평균 1디옵터 더 시력이 나빴다. 이 같은 근시는 운전할 때 안경이 필요한 정도이다.

이번 연구는 근시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유전자뿐 아니라 환경 및 사회적 요인이라는 사실이 다시 한번 드러났다. 이에 비해서 근시가 사람들로 하여금 더 오래 공부하도록 한다는 것을 암시하는 증거는 거의 없었다.

물론 이번 연구에 제한적인 요소는 분명히 존재하다.

예를 들어 영국 바이오뱅크 참가자들은 평균적으로 좀 더 교육을 받았으며, 더 건강한 생활습관을 가졌고, 건강 문제가 적다. 이것이 연구 결과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지만, 이같은 차이가 이번 연구에 중요한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이번 연구는 교육 습관을 바꿔야 하는 이유를 다시한번 강력하게 설명하고 있다.

근시는 세계적으로 매우 중요한 시각장애의 원인이다. 현재 미국과 유럽 성인의 30~50%는 근시이며, 특히 한국을 포함해서 중국 등 동아시아 국가와 싱가포르 등 일부 아시아 국가에서는 학교 졸업생의 80~90%가 근시라는 보고도 나온다.

현재와 같은 추세가 이어지면 세계적으로 근시의 영향을 받는 사람의 숫자는 현재 14억 명에서 2050년까지 50억 명으로 늘어날 전망인데 이는 세계 인구의 절반에 해당한다. 이 중 거의 10%에 해당하는 9백만 명은 특히 맹인의 위험이 높은 고도근시로 남게 될 것이다.

야외활동 늘리고 햇빛 많이 쬐어야 

이번 연구는 교육에 더 오랜 시간 노출되면 근시가 높아진다는 확실한 증거가 나타났으므로, 현재의 교육 방식과 시설을 바꾸는 것이 필요하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게 됐다. 인류의 시각 복지를 향상시키려면 시각에 나쁜 영향을 미치지 않는 교육적 습관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야외활동 늘려야 근시 줄어 ⓒ Pixabay
야외활동 늘려야 근시 줄어 ⓒ Pixabay

근시는 어려서부터 많은 공부를 하도록 압력을 받기 때문에 밖에서 놀 시간이 부족한 동아시아의 근시는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동아시아에서는 초등학교를 졸업할 때 쯤이면 거의 50%의 어린이들이 근시에 가까워지는데 이는 영국 어린이 10%에 비해서는 매우 높은 수치이다. 그러므로 미래 세대의 시각건강을 보호하는 것을 돕기 위해서는 변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많은 학자들은 어린 시절에 야외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 근시의 발달을 부분적으로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는데 동의하고 있다.

햇빛을 많이 쬐는 것이 근시와 교육방법 사이의 연결고리를 설명하는 유일한 메커니즘은 아닐지 모르지만, 햇빛을 쬐는 것이 근시예방에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은 다양한 연구를 통해서 드러났다.

근시뿐 아니라 야외에서 햇빛을 쬐는 것이 건강에 얼마나 중요한지는 널리 알려져 있다. 정신건강이나 비만 혹은 고질병 예방에 있어서도 야외에 시간을 보내는 것은 매우 중요한 장치이다.

이번 연구결과는 BMJ저널에 게재됐다.

<이 기사는 사이언스타임즈(www.sciencetimes.co.kr)에도 실렸습니다. 데일리비즈온은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송고를 허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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