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주도권 놓고 경쟁 치열한 가운데 경영공백 우려
-민영화 이후 현직 CEO로는 첫 구속영장
-남중수 이석채 이어 정권 교체기마다 연임 CEO 낙마

왼쪽부터 황창규 KT 회장, 남중수 전 KT 사장, 이석채 전 KT 회장. (사진=연합뉴스 취합)
왼쪽부터 황창규 KT 회장, 남중수 전 KT 사장, 이석채 전 KT 회장. (사진=연합뉴스 취합)

[데일리비즈온 신동훈 기자] 황창규 회장에 대한 경찰의 사전 구속영장이 신청되며 KT의 경영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경찰은 18일 황창규 회장 등 KT 전·현직 임원 4명에 대해 정치자금법 등 위반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차세대 이동통신 5G 주파수 경매가 한창 진행되는 가운데 벌어져 KT 내부에서는 사업차질에 대한 우려 속에서 당혹해하고 있다.

경찰이 현직 KT 수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한 것은 2002년 민영화 이후 처음있는 일이다.

◆5G 사업 놓고 치열한 경쟁....경영공백에 따른 타격 예상

KT 전·현직 임원들은 2014년 5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이른바 '상품권 깡'을 통해 조성한 현금 4억4190만 원을 국회의원 99명의 후원 계좌에 입금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황 회장 역시 이 과정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에 앞서, 황 회장은 지난 4월17일 정치자금법 위반 피의자 신분으로 한 차례 소환 조사를 받은 바 있다. 이와 관련해, KT 측은 "CEO는 해당 건에 대해 지시하거나 보고받은 적이 없다"며 "사실관계 및 법리적 측면에 대해 성실히 소명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하지만, 관련 업계는 이번 구속영장 신청으로 KT의 경영 공백이 피할 수 없게 된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5G 주파수 경매가 한창 진행 중이고 향후 5G 사업을 놓고 주요 사업전략을 고민해야하는 중대한 시점에서 이런 일이 벌어져 안타깝다"면서도 "황 회장의 공백에 따른 사업 차질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KT는 지난 1월31일 평창올림픽 5G 홍보관 개관일에도 경찰의 압수수색이 실시돼 축제 분위기에 타격을 입은 바 있다.

◆황창규 회장, 스스로 물러날까?

그동안 연임에 성공했던 KT 수장들은 모두 '낙하산 CEO' 구설수에 오르며 검찰수사의 대상이 됐다. 그 과정에서 임기 2년을 넘기지 못하고 낙마했다는 공통점도 있다.

남중수 전 사장은 연임 8개월 만인 2008년 11월 배임수재 혐의로 검찰에 구속되며 사임했고, 이석채 전임 회장은 연임 1년 8개월 만인 2013년 11월 검찰 소환을 앞두고 스스로 사퇴했다. 

황 회장 역시 지난해 초 연임에 성공했지만, 연임 2년 째를 맞은 올해 경찰의 구속영장 신청으로 같은 운명을 맞을 상황이다. 

한편, 황 회장이 스스로 물러날 가능성도 점쳐진다. 황 회장은 그동안 사퇴 가능성을 일축하며 적극적인 경영활동을 펼쳤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선 "6.13 지방선거에서 여당이 완승을 거두며 상황이 달라졌다"며 "전임 정권의 낙하산 인사 논란을 빚고 있는 황 회장으로선 보호막을 잃은 셈이어서 자진 사퇴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저작권자 © 데일리비즈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