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빼면 전 산업 영업이익률 7.4%→5.3%로 하락
-車 구조조정 직격탄…중소기업 매출 '뒷걸음질'

국내 기업의 매출ㆍ수익 실적에서 반도체가 갖는 중요성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내 기업의 매출ㆍ수익 실적에서 반도체가 갖는 중요성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비즈온 박종호 기자] 우리나라 기업 실적이 반도체 제조기업에 좌우되는 경향이 한층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8년 1분기 기업경영분석’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제조업 영업이익률은 분기별 통계가 작성된 2015년 이후 최고치인 8.8%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전체 기업 영업이익률도 지난해 1분기 7.1%에서 7.4%로 개선됐다.

그러나 양대 반도체 제조사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하면 이 수치는 6.1%에서 5.3%로 0.8%포인트 급감한다. 노충식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최근 자동차 제조사 실적 부진으로 반도체 주력 기업을 제외하면 기업 영업이익률은 악화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특히 자동차업종 내 중소기업 매출액증가율이 -1.7%로 역성장했다. 현대차, 기아차 등 전방 기업의 차량 판매 부진이 연관 하청업체들의 실적 악화로 이어진 모습이다.

매출 비중 2위 업종인 운송 역시 자동차업종의 부진으로 영업이익률이 지난해 1분기 4.34%에서 1.94%로 급락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 증가율은 -3.58%에서 -9.50%로 더욱 악화됐다. 중소기업의 매출 감소(-1.2%)도 자동차 업종 부진 탓이란 분석이다. 한은 관계자는 “중소기업을 업종별로 분류하면 운송업 비중이 가장 높은데, 이는 대형 자동차 제조사의 하청업체가 그만큼 많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전체 기업 매출액증가율(전년동기 대비)은 올해 1분기 3.4%를 기록, 직전 분기인 지난해 4분기(5.7%)보다 큰 폭으로 줄었다. 특히 제조업 매출액증가율은 같은 기간 6.3%에서 3.4%로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한은은 반도체와 석유화학제품 등 주력 수출품목의 가격 상승세가 둔화된 것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실제 반도체 D램 가격상승률(전기 대비)은 지난해 4분기 42.1%에서 1분기 26.2%로, 석유제품은 14.8%에서 8.7%로 각각 내려앉았다. 반도체 가격 상승세가 주춤한 데도 영업이익률이 늘어난 이유에 대해 한은 관계자는 “고성능 반도체 공급 증가로 수익성이 향상된 것이 주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반도체가 속한 기계전기전자 업종의 1분기 영업이익률은 15.40%로, 평균의 두 배 수준이다. 1년 전(10.63%)에 비해서도 5%p 가까이 개선된 수치다.

한편, 조사 대상은 지난 2016년말 외부감사대상법인기업 모집단에 해당하는 총 1만 6645개 중 3324개의 표본 기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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