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비즈온 이승훈 기자] KCC그룹의 일감몰아주기에 대해 국세청과 공정거래위원회 등 정부당국의 규제와 감시의 눈길이 심상치 않다.  

KCC그룹은 정상영 KCC명예회장이 2000년 은퇴한 이후 아들 삼형제가 경영권을 승계해 형제경영을 해오고 있다.  장남인 정몽진 KCC 회장(59)과 차남 정몽익 KCC 사장(57), 삼남 정몽열 KCC건설 사장(55)의 ‘형제경영’은 최근 3세로 이어지며 계열사의 분리 정리가 한창이다.

특히 KCC건설에 각종 건설공사를 집중시키며 일감몰아주기 비판이 제기 되고 있다.  지난 해 말 KCC건설의 최대주주는  36.03%(771만1010주)의 지분을 보유한 ㈜KCC이며 개인최대지주는  29.99%(641만7017주)를 가진 정몽열 KCC건설 사장이다. 이 지분은 일감몰아주기 규제대상요건 상장사 30%에서 0.001%p차이로 벗어났다. 

KCC건설의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보면 KCC건설은   ㈜KCC, 코리아오토글라스㈜, 대산컴플렉스개발㈜ 등 특수관계자와 거래를 통해 3011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2016년의 2020억원에 비해 거의 50%나 급증한 규모다. 

현재 규제당국은 일감몰아주기 규제대상요건 상장사 30%지분을 20%로 낮출 계획을 여러차례 시사하기도 했고 또 최근 작년 말 올해 초 KCC건설에 대한 세무조사가 대규모 횡령 사건을 전담하는 국세청의 정예팀인 서울청 조사4국에서 이뤄진 것을 보아 정부 당국의 감시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라는 분석이 업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업계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국세청 서울청 조사4국 세무조사팀은  ㈜KCC의 옛 KCC자원개발 흡수 합병시에  정몽진 회장을 비롯한 오너일가의 일감몰아주기 사익편취 과정에서 탈세와 횡령여부를 살펴본 것으로 알려졌다.  

㈜KCC가 합병한 KCC자원개발은 유리의 원료인 규사와 백운석, 카스마이트 등을 생산하는 기업으로  ㈜KCC가 매출의 80%정도를 몰아주었다.  합병 전 지분은  ㈜KCC가 60%, 정몽진 KCC회장이 38.6%, 정상영 KCC 명예회장이 1.26%, 정몽익 KCC 사장 0.1%, 정몽열 KCC건설 사장이 0.04%를 갖고 있어 오너일가의 개인회사 색채가 강하다.

합병 과정에서 정몽진 회장은 자신 보유의 KCC자원개발 주식을 KCC 주식으로 받아 지배력을 한층 강화했다. 세무당국은 이번 KCC 세무조사에서 KCC자원개발 흡수합병에서 기업가치산정이 적절하고 합병비율에도 문제가 없는 지를 살펴본 것으로 전해졌다. 일감몰아주기로 KCC자원개발의 지분가치를 비정상적으로 키운 다음 합병을 통해 정몽진 회장의 지배력을 키웠다는 혐의가 제기된 것이다.  

이처럼 최근의 정황을 볼 때  세무조사와 공정위의 일감몰아주기 규제는 앞으로 더욱 강화된다는 것이 기정사실이 된 상황이라 KCC그룹의 경영승계에도 차질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KCC관계자는 탈세와 횡령 여부를 조사했다는 업계 일각에서 제기되는 소식에 대해 근거없는 소문이라며 "통상적인 정기 세무조사이고 별 탈 없이 잘 끝났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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