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이하 'Z세대', TV 대신 유튜브로 몰려...짧은 동영상 위주의 새로운 콘텐츠 소비 패턴 정착...미디어 업계 ‘룰 체인저’ 등극

[데일리비즈온 신동훈 기자] 유튜브가 20대 이하 젊은 층의 압도적 지지를 받으며 미디어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이른바 'Z세대'는 '태생적'으로 스마트폰과 동영상을 접하며, TV에 익숙한 기성세대와는 다른 이용 패턴을 보이고 있다.

기성세대들이 컴퓨터를 '새롭게 배워야할' 대상이었다면, Z세대에게 컴퓨터는 '태어나니 원래부터 존재'하고 있었고 마치 친구처럼 친숙한 존재로 여겨진다. 게다가, 일방적으로 콘텐츠를 전달하는 TV에 비해, 댓글이나 친구맺기 등으로 소통 가능한 장치도 갖추고 있다. 

Z세대가 TV보다 유튜브를 통해 선호하는 이유다. 이들은 동영상 뿐만 아니라, 짧은 동영상 형태로 제작된 텍스트 콘텐츠들도 유튜브를 통해 미디어를 소비하고 있다. 콘텐츠 종류에 관계없이 유튜브를 이용하는 것이다.

마케터들 사이에선 “유튜브가 최대의 적”이라는 볼멘 소리마저 나온다. 한때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아이돌 가수와 같은 연예인이 장래희망 1순위였지만, 요즘은 이른바 ‘유튜브 크리에이터’로 바뀌었다. 

◆모든 길은 유튜브로 통한다

유튜브는 최근 실시된 각종 조사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고 있다. 

디지털 광고미디어 플랫폼 업체인 DMC미디어가 지난 4월 말 발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국내 인터넷 이용자의 절반 이상이 유튜브로 동영상 콘텐츠를 보는 것으로 나타나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응답자들은 PC에서는 53.1%가, 모바일에서는 56.5%가 유튜브를 이용한다고 답했다. 

시장 조사 기관 오픈서베이가 지난 3월 발표한 조사 결과에서도, 유튜브(27.6%)는 네이버 블로그(17.0%), 페이스북(15.6%), 인스타그램(14.8%), 네이버 밴드(11.2%), 카카오스토리(9.6%) 등을 제치고 가장 많이 이용하는 SNS서비스에 올랐다. 유튜브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사용률이 8.8% 늘어났으며 성장률도 가장 높았다. 특히 20대에서 사용률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같은 3월에 발표된 앱 분석 업체 와이즈앱의 조사 결과 역시, 지난 2년 동안 한국인이 오래 사용하는 4가지 앱(카카오톡, 유튜브, 네이버, 페이스북)의 사용자 총 사용 시간 조사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특히, 국민 메신저인 카카오톡까지 추월했다.

유튜브는 2016년 3월까지만 해도 월 총 사용 시간이 79억 분으로, 카카오톡(189억 분)의 41.8%, 네이버(109억 분)의 72.5% 수준에 그쳤다. 

하지만 올해 2월에는 257억 분으로 3배 이상 사용 시간이 늘어나며 전체 앱 사용 시간에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반면, 카카오톡과 네이버, 페이스북은 앱 총 사용 시간에서 큰 변화가 없었다. 

◆유튜브, 미디어 시장의 ‘룰 체인저’

‘Year of Video’. 지난해 말, 미디어업계 전문가들은 2018년을 동영상 콘텐츠가 대세로 자리 잡는 첫 해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며 올해를 이렇게 정의했다. 

차고 넘치는 ‘콘텐츠의 홍수’ 속에서 소비자들은 텍스트나 풀타임 동영상 형태의 콘텐츠는 소비자들에게 더 이상 매력적이지도, 효율적이지도 않게 느껴진다. 길어야 30초 분량 안에 핵심 주제만을 담은 동영상 콘텐츠를 소비하는 이유다. 

한 대기업의 소비재 마케팅 담당자는 “각종 광고지표들을 분석하다보면 최대의 경쟁자는 경쟁사 제품이 아닌 유튜브”며 “15초와 30초, 드물게 1분짜리로 제작되는 TV CF와 유튜브 동영상들은 묘하게 닮아 있다”고 말한다. 

불과 몇 년 전만해도 동영상 광고 집행을 놓고 망설이던 브랜드 마케터들은, 이제 더이상 망설이지 않는다. 유튜브로 대표되는 동영상 서비스가 미디어 시장의 룰마저 바꾼 것이다. 

CJ E&M이 운영하는 다이아TV 홍보화면 속 대도서관(이미지=CJ E&M)

이러한 현상은 유튜브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불과 2년 전 4월 4400만 명에서 3배 넘게 늘어난 것이다.  2017년 말까지 다이아 TV에 올라온 콘텐츠를 재생한 누적 조회 수는 320억 회로, 수치로만 보면 전 세계 75억 인구가 평균 4.3회 영상을 시청한 셈이다. 

대도서관, 양띵, 김이브 등 유명 크리에이터들은 구독자를 100만 명 넘게 보유하며 광고 홍보업계에서 큰 손으로 군림하고 있다. 1인 방송 업계에서는 통상 구독자가 10만 명을 넘기면 1인 방송을 전업으로 삼을 수 있는 수입을 확보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개인의 취미생활이나 재미로 시작한 크리에이터들이 새로운 산업 영역까지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작은 스타트업에 불과했으나 2006년 구글에 16억5000만 달러라는 거금에 인수되며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던 유튜브. 당시 지나치게 과대평가 됐다는 비난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10년 만에 기업 가치가 지난해 700억 달러, 현재 900억 달러로 계속 뛰어 오르며 다시한번 세상을 놀라게 하고 있다. 

미디어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고 있는 유튜브가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여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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