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의 삼바 가치는 4조원대"...회계법인들이 18조로 평가한 것과 14조원 차이
회계법인도 삼바가치 19조원으로 평가했다가 목적달성 후 3개월만에 6조원대 평가

[데일리비즈온 이재경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가치를 이례적으로 높게 평가한 회계법인들이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승계 작업의 일환으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비율 정당성 확보에 도움을 주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참여연대는 14일 오후 1시 서울 종로구 사무실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핵심 논점을  정리하고 삼성 합병과의 관련성을 분석한 결과를 공개하는 기자간담회를 열였다.  

참여연대는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전에 두 회사의 의뢰를 받은 삼정회계법인과 안진회계법인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가치를 각각 18조 4,900억 원과 19조 3,000억 원으로 평가한 결과 제일모직이 가진 삼성바이오로직스 가치는 각각 8조 5,600억 원과 8조 9,400억 원으로 평가되었고 이는 아주 이례적인 높은 평가"라고 참여연대는 주장했다.

이에 따라 안진회계법인은 제일모직 주당 가치를 15만8090원으로 추정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적정 합병비율을 1대 0.38로 제시했으며 삼정회계법인 측은 제일모직 주당 가치를 14만6971원으로 추정해 적정 합병비율을 1대 0.41로 제시했다.

당시 두 회계법인과 함께 국민연금 의뢰를 받았던 국제 의결권자문기관 ISS(미국 주총안건 분석회사)는 합병에 이의를 제기하며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같은 업종 상장사인 호스피라·셀트리온과 비교하면 지분 가치가 1조 5200억원 수준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전체 가치를 높게 쳐도 4조원으로 본 것으로 삼정, 안진 등과 14조원이나 차이가 난다. 

참여연대는 두 회계법인이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이렇게 고평가하지 않았다면, 1대 0.38~1대0.41 수준의 적정 합병비율 평가가 불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참여연대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합병한 후 회계 처리에서도 '삼성물산 헐값 매입'을 교묘히 가렸다고 주장했다.

참여연대가 2015년 제일모직 주식가치와 합병 전 삼성물산의 자산부채, 비지배지분 등을 이용해 계산한 결과 합병에 따른 염가매수차익은 2015년 9월 기준 2조 7100억원, 2015년 12월 기준 1조 9700억원으로 추산됐다. 

상당한 규모의 차익임에도 통합 삼성물산 손익계산서에 표시되지 않았는데, 이는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 발생한 영업권이 염가매수차익과 유사하게 계산돼 상계 표시됐기 때문이다.

참여연대는 "당시 영업권 계산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공정가치 평가액에 따라 결정됐는데, 이때도 안진회계법인이 평가했다"면서 안진이 이해하기 힘든 평가 결과를 냈다고 지적했다.

▲ 참여연대가 밝힌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법인의  삼성바이오로직스 평가액 변동 상황 (사진 : 참여연대 보고서 캡쳐)
▲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법인의 삼성바이오로직스 평가액 변동 상황 (사진 : 참여연대 보고서 캡쳐)

안진 측은 합병비율 적정성을 검증했던 2015년 5월 평가 때는 삼성바이오로직스를 19조 3천억원으로 평가했는데, 영업권을 산정했던 같은 해 8월 평가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를 돌연 6조 8천500억원으로 평가했다.  3개월만에 12조원 이상 차이가 나는 등 이해하기 어렵고 신뢰하기 어려운 결과 

참여연대는 "삼정회계법인도 삼성물산 합병 당시 삼성바이오로직스 전체를 18조 4천900억원 수준으로 평가했는데, 삼성바이오로직스 결산 때는 삼성바이오에피스 평가액 4조 8천100억원에 '적정' 의견을 표명했다"고 꼬집었다

그밖에 참여연대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의 쟁점을 설명하며 삼성바이오로직스와 Biogen Therapeutics Inc.(이하 ‘바이오젠’)와의 주주간 약정은 중요한 위험으로서 중대 정보 공시가 누락됐다고 지적하는 등 분식회계 혐의를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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