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 3세 추문에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주의 공든탑 '흔들'
오너 3세 추문에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주의 공든탑 '흔들'
  • 신동훈 기자
  • 승인 2018.04.17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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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아, 조원태, 조현민 오너 3세 삼남매 잇단 추문과 논란으로 비난 여론 집중...창업주와 2세 경영진의 성과 물거품되나...3일 동안 시가총액 2654억 원 날아가

[데일리비즈온 신동훈 기자] 한진그룹이 오너 3세들의 연이은 추문으로 인해 위기에 처했따. 각종 사고와 논란을 꾸준히 빚고 있는 3세 경영진이 비난의 도마에 오르며 그룹 이미지가 땅에 떨어졌다. 오너 일가의 경영 능력에 대한 의구심도 높아지고 있다.

국내 운송업계의 독보적 존재였던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주가 온갖 역경을 뚫고 이뤘던 공든탑이 흔들거리는 상황이다. 한진그룹의 주력기업인 대한항공의 주가도 며칠새 큰 폭으로 떨어졌다. 

◆ 전쟁의 역경 속 잇단 좌절 딛고 그룹 일군 창업주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주는 국내 운송업계의 독보적 기업으로 성장한 그룹의 터전을 일궜다.

조중훈 창업주는 1920년 서울에서 아버지 조명희씨와 어머니 태천즙씨 사이에서 4남4녀 가운데 차남으로 태어났다. 휘문고등보통학교를 중퇴하고 국비 교육기관이었던 진해고등해원양성소에 들어가 기관과를 우등으로 졸업했다.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주. (사진=대한항공)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주. (사진=대한항공)

20세 때 일본으로 건너 가 2등기관사 자격증을 딴 후 후지나가다 조선소에 입사했다. 1942년 귀국해 서울에서 목탄차 엔진을 수리하는 이연공업사를 세우고 사업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2차 세계대전 태평양전쟁 때 일제가 이연공업사를 강제매입하며 사업을 접고 말았다.

해방이 되자 트럭 한 대를 구입해 한진상사를 세우고 화물사업을 시작했다. 주로 서울과 인천을 오가는 경기지역 화물을 담당했는데 2년이 지나 화물트럭 10대 규모로 사업을 키웠다. 1947년 교통부의 화물차 운송사업 면허를 취득하고 충청도와 강원도 일대로 사업영역을 확장했다.

1950년 화물트럭 30대, 화물운반선 10척 규모의 운송전문회사로 성장했으나, 한국전쟁이 일어나며 다시 한번 사업체가 징발당하는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1957년 주한 미8군의 7만 달러 규모 군 수송물자 수송계약을 따내며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특히, 큰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사업적 신뢰를 잃지 않는다는 경영방침을 세우며 미군의 신뢰를 얻었다. 이를 통해 한진상사는 미군의 운송권을 독점하다시피하며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다.   

1960년 베트남전쟁이 터지자 주월미군과 하역 및 수송계약을 체결하고 5년 동안 1억5000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이듬해에는 주한미군 통근버스 20대를 구입해 한진고속의 발판을 다졌다.

1969년 박정희 전 대통령의 독촉으로 당시 27억 원의 대규모 부채를 안고 있던 국영항공사 대한항공공사를 인수해 항공사업에 뛰어들었다. 대한항공으로 사명을 바꾸고 민간기업으로 전환한 후 동남아시아 최대 노선을 개설하며 항공운송 사업을 펼쳐나갔다.

1999년 대한항공 대표이사 회장에서 물러났으며  2002년 82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조중훈 창업주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창업주에게 은퇴란 없다”고 소신을 밝힐 정도로 노익장을 과시했다. 실제로도 팔순의 나이에 현장을 챙겼다고 한다. 

조 창업주는 태평양전쟁, 한국전쟁, 베트남전쟁, 총 세 차례의 전쟁을 겪으며, 전쟁의 포화 속에서도 실패에 좌절하지 않고 국내 대표적 그룹을 일궈낸 기업인이다. 그는 육, 해, 공을 아우르는 운송 사업으로 나라의 발전에 이바지한다는 ‘수송보국(輸送報國)’의 경영이념을 내세우며 대한민국의 고도성장기를 이끌었던 대표적 기업인 가운데 한명이었다.    

◆ 각자의 분야에서 그룹 성장에 기여한 2세 4형제

조중훈 창업주는 중매로 결혼한 김정일 여사와 사이에 1녀 4남을 뒀다. 

조중훈 창업주는 엄격한 자식교육으로 검소함과 성실함, 그리고 프로정신을 강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또한 네 아들 각각의 성격과 전공을 고려해 그룹 계열사를 나눠 맡겨 저마다 일가를 이루며 그룹 성장과 발전에 이바지했다는 업계의 평가를 받고 있다. 

장남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인하대학교를 졸업한 후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 인하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영학 박사를 취득했다. 부인 이명희씨와 사이에 장녀 조현아 칼호텔네트워크 사장, 장남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차녀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를 두고 있다. 

차남 조남호 한진중공업홀딩스 회장은 경복고등학교와 고려대를 졸업하고 한일레저, 한일개발, 한진건설을 거쳤다. 1999년부터 한진중공업 대표이사에 올라 부회장, 회장을 역임하고 2007년부터 한진중공업홀딩스 회장으로 일하고 있다. 

삼남 故 조수호 전 한진해운 회장은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뒤 대한항공에서 경영수업을 받았다. 2003년 한진해운 회장에 올랐으나 2006년 지병으로 타계했다. 조 전 회장의 부인 최은영 유수홀딩스 회장이 한진해운 회장직을 이었으나 파산에 이르며 2017년 법정구속됐다.

사남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은 다른 분야의 길을 택했다. 금융분야에 관심이 많던 조정호 회장은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에서 경제학을 공부하고 1989년 한일증권을 시작으로 줄곧 금융계에서 일했다. 이후 한진투자증권, 동양화재해상보험, 메리츠화재, 메리츠증권 등을 거쳐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을 맡고 있다. 

◆ 창업주의 공든탑 흔드는 3세 3남매

하지만, 한진그룹은 오너일가 3세들이 경영에 나서며 위기에 처해 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삼남매인 조현아 사장이 '갑질 땅콩 회항'(2014년), 조원태 사장이 '뺑소니'(1999년, 2000년), '차량시비로 70대 할머니 폭행'(2005년), '시민단체에 폭언'(2012년), 그리고 이번에 조현민 전무가 '갑질 물컵 투척'으로 저마다 논란의 주인공이 되며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청와대 홈페이지에는 '대한항공'의 사명에서 '대한'이라는 명칭을 삭제해야한다는 국민 청원까지 올라와 5만 명 넘게 동참하고 있다.

(왼쪽부터) 조현아 사장, 조원태 사장, 조현민 전무(사진=연합뉴스)
(왼쪽부터) 조현아 사장, 조원태 사장, 조현민 전무(사진=연합뉴스)

 

한편, 대한항공 주가는 16일 전거래일 대비 2.5% 하락한 3만3100원에 마감됐다. 대한항공 시가총액은 조현민 전무의 갑질논란이 벌어지기 전인 13일 3조4048억 원에서 16일 종가 기준으로 3조1394억원을 기록했다. 3일만에 2654억 원(7.8%)이 줄어든 것이다. 

대한항공 주가는 지난 12일엔 6.55%가 떨어져 2016년 8월23일 7.43% 떨어진 이후 20개월만에 가장 큰 낙폭을 기록하기도 했다. 

2015년 11월 열린 한진그룹 창립 70주년 기념식 자리에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한진그룹은 선배 임직원들의 헌신적인 희생이 있었기에 존재하며 이들의 도움을 절대 잊지 않고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선대 회장님의 길을 따라 한진그룹은 계속 전진할 것"이라며 "더욱 많은 가치를 창출하고 국가와 고객에게 헌신해 더욱 더 사랑받는 한진그룹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힌 바있다.

업계에선 "한진家 오너 3세들은 '한진그룹 임직원들의 희생과 도움', 그리고 '국민들의 사랑' 덕분에 그들이 지금 누리고 있는 것을 누리고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창업 3代째에 이르러 '오너 리스크'로 중대한 위기를 자초한 한진그룹이 어떻게 난관을 헤쳐나갈 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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