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 모두 패배가 예정돼있는데 무엇을 이기려는 것일까?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은 외견상 분명히 확산 중이다. 미국의 중국산 관세 조치에 중국은 지난 2일 보복관세를 발표했고 다시 미국은 3일 500억 달러 규모의 추가 관세 조치를 발표했다. 이에 중국은 미국산 수입품 106개 품목에 미국과 같은 500억 달러 규모의 보복 관세 조치를 발표했다.

미국은 이번 기회에 중국의 불법적인 관행 및 정책을 바로잡겠다고 나섰고 중국당국은 이는 미국의 일방적인 오해고 만약 미국이 힘으로 한다면 중국도 역시 힘으로 맞서겠다는 태도다. 외견상은 일촉즉발의 무역전쟁의 형국이다.

관세부과를 수단으로 하는 무역전쟁의 본질은 자국 생산자보호라기 보다는 상대국가에 대한 처벌에 국한된다는 것이 경제학자들의 공통된 해석이다.

중국산 반도체, 화학제품의 가격이 무역전쟁으로 인해 부과되는 관세만큼 인상된다면 미국 소비자들은 오른 가격을 지불할 수밖에 없고 전체 소비자이익은 감소한다. 이 감소하는 소비자이익은 미국 반도체, 화학제품 생산업자들이 얻을 수 있는 관세부과로 인한 이익보다 일반적으로 크다.

여기까지는 미국이 일방적으로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은 얌전하게 있는 경우다. 그러나 최근의 움직임처럼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 자동차, 항공기 등에 맞불을 놓는다면 미국 관련 산업 종사자들의 피해는 당연하고 중국 소비자들의 이익 또한 감소한다. 즉, 미, 중 무역전쟁의 경우 해당 국가경제를 거시적으로 봤을 때 서로의 경제적 피해만 커진다는 것은 이론의 여지가 없다.

트럼프 대통령의 노림수는?

민주주의 정치체제하에서 정치란 이슈 파이팅을 통한 이미지 제고와 지지율 견인이 중요하다. 동양적 관점에서 보면 대의명분 추구로 보면 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위에서 언급한 경제적 손익을 놓고 무역 전쟁이 이기기 싶다고 표현한 것이 아니다. 아이러니하지만 그의 이긴다는 표현은 그 대상이 중국이 아니다. 그 대상은 미국 민주당이고 그 결전의 장소는 중국과의 무역회담장이 아니고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에 있다.

이런 전투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은 명분 축적이 필요하다. 미국이 알루미늄, 철강에 대해서 관세부과를 할 때 국가안보를 이슈로 삼았다. 이어지는 중국의 보복관세에 대해 미국은 다시 지적재산권 문제를 이슈로 삼았다. 중국의 지적재산권 문제는 국제적으로 지속적으로 문제가 제기된 부분이다. 즉, 명분으로선 이보다 좋을 수 없다.

유감스럽지만 관세 이슈는 늘 애국주의와 혼동된다. 경제 시스템에 대한 이해가 조금 부족할 수 있는 일부 미국인들에겐 중국산 철강을 막고 미국산 철강을 보호하는 것이 마치 2차 대전 때의 전투를 연상케 하는 것이다. 대신 인상된 가격의 미국산 철강으로 인해 줄어드는 소비 부분은 미국 소비자들이 즉각적으로 체감하기 어렵다.

미국에서 세 번째로 큰 중국시장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싸움과 애국심으로 포장, 생산되는 관련 이슈는 그로선 마다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 이는 러시아 스캔들, 성추문, 총기 규제 문제 등 갖은 악재에도 불구하고 최근 CNN의 여론조사 결과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42%로 최근 1년 새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손해 볼 일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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