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센서 같은 2개 눈 추가로 달아

척추동물은 눈이 2개가 정상이다. 인간은 물론이고 모든 가축이나 짐승 마찬가지이다. 예외가 있기는 하다. 턱이 없는 칠성장어(lamprey)는 눈이 4개이다.

그런데, 지금은 멸종한 왕도마뱀의 한 종류인 사니와 엔시덴스(Saniwa ensidens)는 눈이 4개가 달렸었다.

독일 과학자들은 멸종 왕도마뱀이 눈 4개가 달렸다는 증거를 발견하고 이 내용을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 2일자에 발표했다.

왕도마뱀의 3, 4번째 눈은 일종의 광센서 같은 구조를 가졌으며, 보통 눈 위 머리에 달려있다. 이 3, 4번째 눈은 동물의 24시간 사이클이나 연간 사이클을 유지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눈 4개 달린 왕도마뱀 복원도. Credit: Senckenberg Gesellschaft für Naturforschung
눈 4개 달린 왕도마뱀 복원도. Credit: Senckenberg Gesellschaft für Naturforschung

솔방울같이 생긴 이 광센서 기관은 물고기나 개구리 같은 하위 척추동물에서 발견되는 것이다. 학자들은 이를 보통 3번째 눈으로 이야기하는데 초기 척추동물에서 많이 발견된다.

네눈박이 왕도마뱀을 발견한 독일 센켄베르크연구소(Senckenberg Research Institute)의 크리스터 스미스(Krister Smith)는 대학원생 시절부터 도마뱀 화석의 다양성에 매료됐다. 그런데 전문가들마다 두정골(頭頂骨)에 있는 세 번째 눈에 대해서 모순된 설명을 하는 것이었다.

어떤 학자들은 3번째 눈이 포유류 동물이나 새 같은 척추동물에게는 단순히 서로 독립적으로 축소된 것이며, 육상 척추동물중에서는 도마뱀 같은 종류에서만 남아있다는 의견을 발표했다.

다른 학자들은 화석에 남아있는 도마뱀의 3번째 눈은 칠성장어에 있는 눈에서 발전한 것이라고 서로 다르게 설명했다.

스미스는 두 가지가 서로 다른 눈에 대해서 설명한다고 생각하고, 2개의 눈이 더 달린 도마뱀이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결국 스미스는 4개의 눈이 달린 고대 도마뱀을 찾겠다는 엉뚱한 생각을 한다. 그녀는 동료들과 함께 미국 와이오밍의 그리즐리 뷰트(Grizzly Buttes)에서 1871년에 수집한 유물을 모아놓은 박물관을 뒤졌다. CT촬영을 해 보니 멸종한 왕 도마뱀에 2개의 추가 눈이 달렸을 것 같은 공간이 있는 것을 발견했다.

멸종한 왕도마뱀 화석 ⓒ Wikimedia

멸종한 왕도마뱀 화석 ⓒ Wikimedia

스미스는 턱이 있는 척추동물중에서는 처음으로 눈 4개 달린 동물을 발견한 것이다. 연구팀이 조사한 멸종 왕도마뱀은 와이오밍과 유럽에서 4,800만 년 전 에오세에 살았다.

피부에 달린 광센서로 보는 문어

고생물학자들은 포유동물이 원래 눈이 3개였다고 본다. 그러다가 1개 눈은 사라지게 됐다. 네발 달린 많은 동물들이 밤에도 활발하게 움직이면서 필요없어진 세 번째 눈을 잃어버렸다고 해석하는 것이다. 광센서 기관을 추가로 보유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게 됐을 것이다.

실제로 쥐에게는 세 번째 눈이 피부 표면 가까이에 있다. 배아 상태의 쥐를 보면 아직도 광센서 단백질이 발현된 것을 볼 수 있다. 이것은 설치류 계통에서 세 번째 눈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고생물학자들은 주장한다.

고생물학자인 바르트-안잔 뷸러(Bhart-Anjan S. Bhullar)는 “눈은 사람들이 생각하기에 매우 복잡한 기관으로 생각하지만, 뇌는 항상 눈을 만들려고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본적으로 눈은 두뇌의 일부이며, 두뇌가 피부와 접촉하는 과정에서 눈이 형성된다고 해석한다.

과학자들은 문어는 피부로 ‘볼 수 있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빛을 감지하는 색소인 로돕신이 문어의 피부에서 발견된다. 아주 최근의 연구에서는 놀래기 역시 피부로 볼 수 있음이 드러났다. 인간을 비롯해서 다른 동물들도 피부로 빛을 감지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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