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과 하나은행 힘겨루는 모양새, 노조는 김정태 회장 철저 수사 요구

▲ 하나은행 김정태 회장

[데일리비즈온 이승훈 기자]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이 하나금융지주 사장 재직시절 채용비리 연루 의혹으로 사임하자 곧이어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의 채용비리 연루 의혹이 나왔다.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이 하나금융지주 사장 재직시절 친구 아들의 채용에 관여한 사실이 알려져 13일 전격 사임했다.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은 자신은 하나은행 채용담당 임원에게 친구 아들이 하나은행에 지원했다는 사실을 알려주기만 했을 뿐 채용 비리를 저지른 사실은 없다고 부인하고 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의 사임발표에 대해 곧바로 "최 전 원장의 채용비리가 밝혀진다 해도 하나은행의 임원으로 있을 때 일어난 일"이라며 금융감독원의 공정성 문제와는 별개라는 뉘앙스의 발언을 하면서 "금융권의 채용비리 전반을 철저히 조사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하나은행 노동조합은 14일 서울 중구 하나금융 을지로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정태 회장의 조카 이모씨의 특혜채용 의혹을 제기했다. 노조는 "이씨가 2004년 하나은행 계약직으로 입사해 이듬해 정규직으로 전환된 뒤 현재 부산지역 영업점에서 과장으로 근무하고 있다"고 밝히고 "김정태 회장의 채용비리가 없는지 철저학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나은행 노조의 주장에 대해  하나금융 그룹은 채용에 비리는 없었다고 부인하고 있다.  하나금융그룹 측은 "이모씨는 공채를 통해 전담텔러 계약직으로 입행했으며, 채용 과정에 추천은 없었다" 고 해명했다.  하나금융그룹 측은 "당시 공채 계약직은 일정기간 근무한 뒤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조건이었으며 함께 입사한 110명 전원이 정규직으로 전환됐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이 지난 해부터 김정태 회장의 연임문제를 둘러싸고 하나금융 그룹과 힘겨루기를 해온 상황인지라 최흥식 원장의 사임도 그 연장선상에서 벌어진 일로 볼 수 있다는 의견이 금융권 일각에서 나오고 있는 터에 14일 김정태 회장의 채용비리 연루 의혹이 불거져 나와, 금융권 채용비리 관행을 근절하겠다고 천명한 금융당국의 대응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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