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르파, 분자생물학 활용한 생명연장법 탐구

군인이 전투를 벌이다가 치명적인 부상이나 극심한 고통에 시달릴 때, 사느냐 죽느냐의 갈림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부상당한 순간부터 첫 번째 치료까지 걸리는 시간이다.

이 시간이 워낙 중요하기 때문에 보통 ‘골든아워’(golden hour)라고 부른다.

가장 중요한 것은 가능하면 빨리 첫 번째 치료가 이뤄져야 한다. 우선 환자가 생명을 잃지 않도록 지켜줘야 하며, 이어 영구적인 장애가 발생하지 않도록 방지해야 한다. 그러므로 전투현장에서는 응급처치를 한 다음, 의료시설이 있는 곳으로 신속하게 옮기는 방법을 사용한다.

바이오스타시스 개념도 / DARPA
바이오스타시스 개념도 / DARPA

골든아워는 대량 출혈이나 호흡 정지, 심장 마비 등의 응급 상황에서 인명을 구조하는데 필요한 금쪽같은 시간을 말한다. 제1차 세계대전 때 기록한 프랑스 의료 관련 자료를 보면, 1시간 안에 치료받은 중환자의 사망률은 10%였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사망률이 늘어 8시간 뒤에는 75%에 이르렀다. 결국 부상당한 후 1시간 이내에 병원에 도착하면 생존율이 높아진다는 사실이 널리 알려졌다.

물론 골든아워는 무조건 1시간이 아니라, 응급 질환에 따라 다르다. 심장마비는 4~6분 이내, 대량 출혈 같은 중증 외상은 1시간 이내, 뇌졸중은 3시간 안에 적절한 응급 처치를 해야 생존가능성이 높아진다.

미국 국방부는 이 치명적이고 중요한 골든아워에 관심을 기울여왔다. 군대에서는 부상자를 되도록 빨리 전투 장소에서 적절한 의료시설이 있는 곳으로 이동시키는데 엄청나게 투자한다. 그러나 전투장의 현실은 신속한 의료시설로의 이동과 처치에 매우 어려운 한계에 부딪힌다.

미국 국방부 고등연구계획국(다르파 DARPA)는 ‘바이오스타시스’(Biostasis 생물내성) 프로그램을 개발해서, 골든아워를 늘리는 가능성을 연구하겠다고 발표했다. 지금까지 하던 방식대로 의료 보급을 늘리거나 전투 현장 치료를 강화하는 대신, 인간의 신체가 어떻게 시간을 다루는가를 찾아내는 시간 쫓기로 시선을 돌렸다.

‘바이오스타시스 프로그램’ 발표

바이오스타시스는 생명을 위협하는 치명적인 사건에 직면했을 때, 생물학적으로 생명을 연장하는 방법을 시도하려는 것이다. 바이오스타시스는 생명 연장의 방법으로 분자생물학을 이용하려고 한다.

이 프로그램은 살아있는 세포의 생화학적 프로세스의 속도를 줄이는 다양한 접근법을 시도할 예정이다. 분자생물학을 동원해서 부상자가 전문 치료를 받기 전에 다양한 방법으로 생명을 오래 유지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물론, 인위적인 조치가 끝나고 정상적으로 돌아왔을 때 세포가 손상되지 않고 회복되어야 한다.

“분자 수준에서 생명은 연속적인 생화학적 반응의 종합이므로 이 같은 반응의 특징을 규정하는 것은 촉매가 필요하다”고 바이오스타시스 프로그램 매니저인 트리스탄 맥클루어-베글리(Tristan McClure-Begley)는 밝혔다.

정찰근무중인 미군 병사 / Pixabay
정찰근무중인 미군 병사 / Pixabay

그는 “세포 안에서 촉매는 단백질과 커다란 분자기계 형태로 존재하는데, 분자기계는 화학 에너지와 운동 에너지를 생물학적 프로세스로 바꿔준다”고 말했다. 바이오스타스시 프로그램은 이 분자기계의 속도를 늦춤으로써 신체시스템을 조절하려는 것이다.

생물 중에는 상상할 수 없는 극단적인 환경조건에서도 살아남는 놀라운 생존력을 가진 것들이 있다. 완보동물이나 우드프록 개구리는 모든 대사 과정은 중단한 것 같지만 생명은 살아있는 ‘휴면생활’이라는 상태에 들어갈 수 있다.

완보동물과 유사한 미생물 무척추동물의 경우 거의 완전한 탈수와 극도의 방사선에 노출된 냉동상태 등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우드프록 개구리는 얼어 붙어 완전히 고체가 된 상태에서도 수 일 동안 살아남는다.

이들이 상상을 뛰어넘는 생존본능을 발휘하는 것은 특별한 분자 메커니즘에서발동하는 특별한 생화학적 개념을 공유하기 때문이다.

5년 이내 첫 성과 목표, 20일 온라인 설명회

맥클루어-베글리는 “자연은 영감의 원천이다”고 말한다. 결국 바이오스타시스는 기본적인 개념증명을 실제로 작동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실험적으로 확인된 것을 위한 실제 생존시스템에서 적용하는 연구를 실시하는 것이다. 이 프로그램이 미래 의료에 적용하는 방안을 개발하기 위해 연방보건 및 규제기관과 협력이 필요하다.

온라인 설명회 안내 웹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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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르파는 우선 5년 안으로 성과를 내기를 바라고 있다. 극심한 부상 또는 감염에 이은 영구적인 손상이나 죽음의 위험을 줄이는데 필요한 다양한 도구를 5년 안으로 갖게 되기를 희망하는 것이다. 만약 이 연구계획이 성공한다면, 국방부는 전장으로 투입하는 군수품의 저장 및 공급의 부담을 줄이는데 큰 도움을 받을 것이다.

다르파는 3월 20일 12:30 PM EDT에 온라인으로 이에 대한 제안자 회의를 연다.(https://go.usa.gov/xnzq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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