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아프리카 개발, 미 보호무역주의에 한국은 주도권 있나?

오는 17일부터 20일까지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G20(Group of 20) 정상회담이 열린다. G20 정상회담은 2008년 리먼브러더스 사태 후 기존의 G7 회담의 한계가 드러나자 경제적으로 크게 성장한 이머징마켓이라 불리던 신흥국들 12개국과 EU를 포함하여 G20으로 확대하여 연례적으로 여러 현안들을 논의해오고 있는 국제기구다. G20이 지금까지 주로 논의해온 부문은 국제금융의 현안, 지역별 경제위기 방지대책, 선진국과 신흥국 간의 동반 성장이었다.

올해의 논의 주제로는 우선 암호화폐에 대한 규제와 국제 공조에 대한 부문이 있다. 이와 관련하여 G7 국가들인 프랑스와 독일이 적극적인 움직임이 보인다. 이 두 나라는 이번 회담에서 암호화폐에 대한 규제안과 국제공조안을 구체적으로 제안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제안의 핵심은 암호화폐를 이용한 탈세와 불법자금으로의 전용을 막자는 것이다. 이는 G20이 계속하여 강조해온 투명성(Transparency)가치와 관련이 큰 부문으로 국제금융의 현안으로서 다루어질 것이다. 아쉬운 점은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김치프리미엄으로 불리며 연동되었던 암호화폐와 한국의 이미지에 비하여 국제공조안에 대한 참여와 주도권 획득은 미흡해 보인다는 점이다.

다른 주제로는 선진국과 신흥국 간의 동반성장 부문인데 그 핵심은 아프리카 경제다. 표면적인 명분이야 동반성장이지만 아프리카 경제의 주도권과 영향력을 누가 가지느냐를 놓고 지금까지 미국, 중국, EU등이 경쟁해왔다. 최근엔 트럼프대통령의 미국우선주의 정책에 따라 미국의 관심이 덜해지고 있고 반사적으로 중국이 선전하고 있다. 중국의 경제정책과 교역정책 방향은 자유무역주의의 강조와 세계화 그리고 이를 통한 중국 경제의 발전에 있다. 오는 11월 상하이에서 제 1회 중국국제수입박람회(China Int'l Import Expo)가 개최된다. 이는 전 세계의 수출업자들에게 13억 인구, 10조 달러(향후 5년 예상)의 거대한 중국 수입시장에 도전하라는 메시지다. 우리의 경우 이에 대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겠다.

그러나 가장 큰 관심은 미국식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중국, EU를 중심으로 하는 국제연대와 대응이다. 최근 트럼프대통령은 철강제품에 대한 미국 내 수입관세를 한국을 포함하여 일률적으로 25%를 부과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이 가운데 멕시코와 캐나다는 북미자유무역협정을 앞두고 있다는 이유로 제외됐고 호주는 안보협정이 만족스럽다면서 또 제외했다.

트럼프대통령의 이러한 조치는 중국을 주 타깃으로 했다는 것은 이론의 여지가 없으나 애먼 한국이 이리저리 휘둘리고 트럼프대통령의 정치적 선전에 잘 이용되고 있다는 인상이다. 또한 미국 내에서조차 트럼프대통령의 불공정무역을 시정하겠다는 명분에 대해 냉소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트럼프대통령의 무역전쟁 선언은 불공정한 부문을 공정하게 하겠다는 그의 주장과는 달리 결국 미국 내 이권단체의 로비에 따른 것이라는 지적이다. 우리정부의 대응책도 WTO에 제소하겠다. G20에서 이 문제를 제기하겠다. 누군가를 워싱턴에 보내서 설득해보겠다, 앞으로 수출다변화에 노력하겠다는 수동적이고 선언적인 대응책들보다 미국 내 정치적 영향력을 합법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생각해야한다. 준비와 대응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는다면 태양광패널, 세탁기, 철강만으로 끝날 것 같지는 않아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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