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비즈온 이승훈 기자] 채용비리 의혹에 휩싸인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이 12일 갑자기 사임을 발표해 금융권 전체가 패닉에 빠졌다. 

하나은행 채용비리에 관여했다는 의혹에 대해 최흥식 원장은 전날까지만 해도 친구 아들의 이름을 단순히 전달만 했다며 하나은행에 관련 증거를 밝혀달라고 요구해왔다. 

최흥식 원장은 지난 2013년 하나금융지주 사장으로 재직할 당시, 대학교 동기의 아들이 하나은행에 지원했다는 사실을 하나은행 인사담당 임원에게 알려서 채용비리 의혹을 받고 있다. 

최흥식 원장은 친구 아들 이름을 인사담당 임원에게 전달하기는 했지만 그 아들을 뽑아달라고 요구하지는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흥식 원장은 12일 '임직원 여러분께 드리는 글'이라는 이메일을 통해 "일부 의혹과는 달리 본인은 2013년 하나금융지주 사장 재직 당시 특정인을 취업시키기 위해 하나은행 인사에 간여한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최흥식 원장은 "앞으로 금융감독원은 객관적이고 공정한 조사를 위해 신임 감사를 중심으로 독립된 특별검사단을 구성해 본인을 포함한 하나은행 채용비리 의혹 전반에 대한 엄정한 사실규명에 들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한 해 채용비리 의혹으로 얼룩진 국내 금융사들은 비리를 감독하는 금융감독원 수장이 비리 혐의로 전격 사임하자 큰 충격에 빠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금융권 채용비리 의혹과 파문이 상당히 오래 지속될 것이라고 보면서 이 참에 금융권의 채용비리를 일소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한편, 금융권 일각에서는 하나금융지주 김정태 회장 연임 건으로 하나금융그룹과 기싸움을 벌여온 최흥식 원장이 하나금융그룹에 판정패 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