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지수 무려 52%나 줄어

사랑하는 사람과 손을 잡는 것이 어떤 효과가 있을까? 사랑에 빠진 젊은 남녀가 손을 잡을 때 살과 살이 맞닿는 에로틱한 효과를 내는 것 못지않게 감정적인 교류가 일어난다. 사랑하는 사람들이 손을 잡으면 호흡과 심장박동수에서 공조현상이 일어날 뿐 아니라 고통도 줄여준다는 연구결과가 또 나왔다.

사람사이의 공조현상에 대한 연구는 최근 계속 나오고 있는데 이번에도 22쌍을 연구한 결과 이런 결론을 내렸다.

미국 콜로라도 불더 대학의 파벨 골드스타인(Pavel Goldstein) 연구원은 아내가 딸을 출산할 때 아내의 손을 잡아줬더니 산통이 줄어들었다는 사실을 직접 체험했다.

이 신기한 현상을 체험한 골드스타인은 이를 과학적으로 실험하기를 결정했다.

이번 연구는 적어도 1년 이상 함께 한 23세에서 32세 되는 커플이 참가했다. 이들에게 뇌파를 측정하는 EEG 모자를 씌워 다양한 상태에서 뇌파를 측정했다. 나란히 앉았지만 접촉하지 않을 때, 나란히 앉아서 손을 잡을 때, 그리고 떨어진 방에 앉아있을 때 등이다. 그리고 커플 중 여성의 팔에 약간의 뜨거운 통증을 느끼도록 하는 실험을 되풀이했다.

두 남녀가 같은 방에 있을 때는 두 사람이 서로 접촉하든지 안하든지를 떠나 두 사람의 알파 뮤 대역 뇌파가 공조하는 것을 발견했다. 알파 뮤 뇌파는 집중력을 강화시키는 기능과 연관된 주파수이다.

이 같은 공조현상은 여성이 고통을 느끼고 있으면서 두 사람이 손을 잡을 때 더 강해졌다.

사랑하는 남녀가 손을 잡으면 호흡과 심장박동수가 공조현상을 일으킨다.
사랑하는 남녀가 손을 잡으면 호흡과 심장박동수가 공조현상을 일으킨다. ⓒ Pixabay

여성이 고통 중에 있지만 두 사람이 손을 잡기 어려운 상황에 빠질 때 뇌파의 공조현상은 줄어들었다. 그러므로 접촉이 고통을 줄이는데 매우 중요한 것이 나타난 것이다. 단순히 나란히 앉는 것만 가지고는 충분하지 않았다.

게다가 남성이 여성의 고통에 더욱 더 강한 공감을 느끼면 두뇌활동의 공조현상은 증가했으며 고통 역시 더 줄었다.

여성들은 자신이 느끼는 고통을 0에서 100까지 표시하라는 질문을 받았는데 여성들은 사랑하는 남성과 분리되었을 때에 비해서 손을 잡았을 때 52%나 낮게 고통지수를 표시했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지 아직은 확실하지 않지만, 누군가가 우리의 고통을 나눈다는 것을 느끼면 우리의 두뇌가 그 고통을 더 잘 관리하는 것 같다.

지난해에는 잘 모르는 사람이라고 해도 대화를 나누면 두뇌활동이 서로 조화를 이루려고 반응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된 적이 있다.

미국립과학원회보(PNAS)에 실린 논문에서 골드스타인은 “현대 세계에서 사람들은 다양한 새로운 소통방식을 개발했지만, 신체적인 접촉은 점점 줄어들었다. 이번 연구는 사람 사이의 신체적 접촉이 얼마나 중요하고 강력한지 다시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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