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모셋 원숭이 발성 분석

영장류 동물과 사람이 발성하는 것은 얼마나 큰 차이가 있을까?

수십 년동안 사람들은 영장류와 사람의 발성은 근본적으로 큰 차이가 있다고 생각했다. 사람의 발성은 아주 작은 단위의 소리가 순간적으로 연결되어 발성에 이르지만, 영장류 동물은 분해할 수 없는 소리들이 계속 이어진다고 생각했다.

이번에 독일 연구팀은 영장류가 내는 소리도 사람이 내는 발성과 유사하게 연속된 여러 단위로 이뤄졌음을 암시하고 있다. 연구팀은 “영장류의 발성에 대한 수십 년 된 개념을 뒤집는 발견”이라고 발표했다.

사람처럼 유창하고 복잡한 단어를 구사하지는 않지만, 원숭이들도 음절을 사용해서 소리를 낸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중남미에 사는 작은 원숭이인 ‘마모셋 원숭이’가 내는 짧은 소리인 ‘칙’ ‘엑’이나 약간 긴 ‘피이’에 이르기까지 원숭이가 내는 소리는 일정한 길이의 음절로 구성됐다.

마모셋 원숭이 ⓒPixabay
마모셋 원숭이 ⓒPixabay

독일 튀빙겐대학교(University of Tübingen)의 통합뇌과학센터(Centre for Integrative Neuro-science CIN)의 스테픈 하게 (Steffen Hage) 박사 연구팀은 이같은 내용을 최근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에 발표했다.

원숭이도 사람처럼 음절을 사용해서 발성

연구팀은 “원숭이 두뇌에서 나오는 가장 작은 발성단위의 리드믹한 생산은 인간 언어의 초기형태일지도 모른다”고 밝혔다.

스테판 하게 박사에 따르면 인간의 언어기관은 1초에 7번 음절을 구성할 수 있다. 그 음절이 배트맨이 짧게 외치는 ‘하’같은 말이거나 메리 포핀스가 내뱉는 뭔가 알 수 없는 긴 음절이건 간에, 사람의 말은 평균적으로 1/7초 길이의 작은 단위로 구성된다.

사람이 음절을 생산하는데 있어서의 이같은 리듬은 인간의 후두 구조에 의해 제한과, 인간 두뇌에서의 말을 조정하는 과정에 따라 발생하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 같은 생물학적인 말의 기본은 원숭이에서도 매우 유사할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만약 인간의 말의 진화를 이해하기를 원한다면, 동물의 왕국에서 인간의 가까운 친척인 영장류의 생물학적 발성법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아직 영장류 발성에 대해 충분히 알려지지 않았다.

영장류 발성의 신경생물학적 기초를 파악하기 위해, 하게 박사의 뇌신경과학연구 그룹은 남미의 마모셋 원숭이를 대상으로 연구했다. 지금까지 과학자들이 새 소리 연구는 많이 했지만, 새 보다 훨씬 인간에 가까운 원숭이가 내는 소리의 음절과 리듬에 대한 연구는 많지 않았다.

과학자들은 음향실에서 작은 마모셋 원숭이가 내는 ‘칙’ ‘엑’ ‘피이’ 같은 소리를 수천 번 녹음했다. 그리고 원숭이들이 자연적으로 소리를 내는 중간중간에 불규칙하게 백색 소음으로 방해했다. 백색소음은 텔레비전이나 라디오의 주파수가 맞지 않을 때 나는 것과 같은 소음을 말한다. 연구자들이 이런 소음을 내면 원숭이들은 발성을 멈추고 조용해졌다.

마모셋 원숭이가 내는 ‘피이’ 같은 소리에서부터 ‘칙’ ‘엑’ 같은 소리는 지금까지 원숭이의 기초 발성 부분으로 생각되어져 왔다. 그러나 연구팀이 소음을 가지고 원숭이의 발성을 방해했을 때, 원숭이들은 ‘피이’라는 소리의 정확히 중간에 멈췄다.

저자 중 한 명인 토마스 폼버거(Thomas Pomberger)는 “이 같은 현상은 아주 특정한 지점에서 일어나곤 했다”고 말했다.

공동저자인 크리스티나 리수에노-세고비아(Cristina Risueno-Segovia)는 “ 긴 ‘피이’소리 라고 알고 있었던 것이 사실은 대략 10분의 1초 길이의 ‘칙’이나 ‘엑’ 같은 길이의 작은 단위들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마모셋 원숭이도 그들의 발성을 조절하는 복잡한 리듬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다.

사람이 내는 말소리의 진화를 조사하는 것은 어려웠으며 논란꺼리였다. 왜냐하면 인간의 말소리는 유연성과 범위에서 영장류가 내는 발성을 능가했기 때문이다.

 원숭이도 학습 메커니즘 가져 

원숭이의 발성은 지난 50년 넘게 선천적이며 정해진 틀이 있다고 주로 생각해왔다. 최근에 이 같은 인식은 획기적으로 변했다. 원숭이들도 의식적으로 언제 어디에서 어떤 발성을 통제해야 하는지를 의식한다는 사실이 들어나기 시작했다. 원숭이들도 발성의 발달과 발성의 유연성을 발휘하는 동안 분명히 학습메커니즘이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흰머리 마모셋 원숭이 ⓒPixabay
흰머리 마모셋 원숭이 ⓒPixabay

이번 실험에서 원숭이는 음향 방해를 받자 마자 발성을 즉시 중단함을 보여줬지만, 진행중인 발성을 중단할 수는 없었다. 원숭이가 소리를 내고 있을 때 이를 의식적으로 중단시켜, 원숭이가 일정시간 계속되는 외침(call)을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이 같은 발견은 유인원의 발성 패턴 형성에 대한 수십 년 된 개념을 뒤집는 것이다. 다시 말해 원숭이의 발성이 정해진 패턴이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말소리와 같이 연속된 많은 단위로 이뤄졌음을 암시하고 있다.

이 같은 리듬은 진정한 말하기로 발전하는 길에 있는 진화의 전단계가 될 지 모른다. 이번 새 연구는 마모셋 연구가 인간의 말하기의 기원을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해 줄지 모른다고 연구팀은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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