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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잡스나 빌 게이츠가 일군 기업처럼 미국의 첨단산업은 자기 집의 차고garage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그들은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 최소한 1만 시간 혹은 10년간 꾸준히 해당 분야에 관심을 갖고 탐색하고 연습했을 것이다. 그들의 연습처는 어떠했을까?
미국인들의 개인 주택의 차고는 자동차를 비롯한 온갖 기계를 수리하기 위한 장비와 부속품들로 빼곡하다. 그들 집에는 자전거, 오토바이, 자동차, 보트 등이 있고, 개별 가정별로 냉난방을 직접 하는 경우도 많다. 집에서 쓰는 기기가 언제 어느 때 고장이 날 줄 모르고, 주인은 웬만한 고장을 스스로 수리한다. 잔고장마다 수리기사를 부르면 적지 않은 비용이 들기 때문에, 손수 수리하려면 도구와 부속품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기기가 고장 나서 버리더라도 해체하여 쓸 만한 부속품은 미리 챙겨둔다. 널찍한 앞마당과 뒷마당을 갖춘 교외 주택은 큰 물건을 보관해도 넉넉하다. 해마다 봄철이나 이사 갈 때에는 쓸 만한 물건들을 손질하여 거라지 세일, 즉 아나바다시장에 내놓는다. 그 때까지는 집의 한 구석에 놓여있어, 자라나는 아이들의 놀이터가 되고 장난감이 된다.
한국의 도시가정은 아파트에서 거주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대다수 가정에도 자동차를 갖추고 있지만, 단독주택이라고 해도 차고를 미국 가정집처럼 갖추거나 앞마당 뒷마당이 널찍한 경우는 드물다. 좁은 아파트를 조금이라도 너르게 살기 위해서는 수시로 고장난 물건과 쓰레기를 말끔히 내다버려야 한다. 가끔 TV에 비치는 수집편집광에 걸린 사람의 집 마냥 잡동사니를 쌓아두다 보면 집안은 쓰레기더미가 되고 만다. 깔끔하게 치워진, 청소된 집안에서 우리아이들은 자란다. 사교육 등 빽빽한 일정으로 아이들은 놀 틈도 없지만 놀더라도 완제품과 장난감을 가지고 논다.
사람들은 손과 눈의 조응동작을 하면서 뇌가 발달한다. 젓가락질을 할 줄 알면 웬만한 손놀림은 더욱 정교해진다. 십자수 뜨기, 바느질하기, 칼로 채소 썰기와 나무 다듬기, 각종 가구나 전자기기 조립하고 해체하기, 간단한 가구 만들기, 펑크 난 타이어 갈아 끼기, 톱으로 나무 썰기, 대패로 다듬기, 도자기 굽기, 모종 심기, 가축 기르기, 사냥하기, 채집하기 등등이 주변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이고, 해볼 수 있는 일이다. 이런 일을 미국의 아이들은 일상에서 좀 더 자주 해볼 수 있지만, 한국의 아이들은 기회가 적다. 그러니 우리아이들의 삶은 단순하고 흥미가 없다. 사람의 가치와 의미를 더해줄 이야기를 만들어내기 힘들어지고, 벤처기업이 일어날 싹이 집에서부터 자라나기 어렵다. 이런 양육환경은 산업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에는 커다란 위기이다.
어떻게 여건을 고쳐나갈 것인가? 미국이나 독일의 지역을 가보면 공동 창작소creation center같은 곳이 눈에 띤다. 300여개의 체험시설을 갖춘 독일 최대 체험박물관 파에노Phaeno는 직접 체험해보고, 느끼고 감탄하며, 즐기고 탐구하며 발견할 수 있는 곳이다. 2006년 개관 이후 연 24만 명이 파에노 박물관을 찾기 위해 작은 마을 볼프스부르크Wolfsburg를 찾는다고 한다. 우리나라 박물관과 전시실의 팻말마다 ‘만지지 마시오.’와는 전혀 다르다. 다행히 우리나라도 창의적 체험활동의 활성화, 자유학기제의 확대 등으로 체험시설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지만, 아직 거주지 인근에서 일상적으로 접하기는 어렵다.
학생수가 줄어드는 학교교실 한켠이나 아파트단지 한구석에 일부러라도 을 만들어 주었으면 한다. 학교의 기술, 과학 등의 수업시간에는 어떤 물건을 공동으로 만드는 과제, 곧 핵심역량을 키우는 핵심 프로젝트를 학기당 하나씩은 하도록 해야 한다. 농림어업, 공업 등 각 산업분야에서 인류를 먹여살려온 가장 중요한 핵심기술을 선정하여, 이것을 학년 단위로 계열화해서 학생들이 물건을 만들면서 체험해보도록 해야 한다. 아파트 단지에는 왜 놀이터만 있어야 하는가? 목공실과 공방maker’s space도 필요하다.
다른 동물과 달리 인간의 손은 엄지손가락이 다른 손가락과 마주칠 수 있도록 진화해왔다. 손을 써서 뭔가 만드는 우리 Homo Faber(공작하는 사람)는 그 과정에서 감정이 다스려지고 사회성이 늘게 된다. 아이들은 만들어 보면서 Homo Ludens(놀이하는 사람)가 된다. 그래서 뭔가 만들기를 좋아한다. 가정, 학교, 지자체, 기업 등에서는 아이들에게 손쓸 수 있는 기회를 더 많이 만들어줄 필요가 점점 절실해진다.스티브 잡스나 빌 게이츠가 일군 기업처럼 미국의 첨단산업은 자기 집의 차고garage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그들은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 최소한 1만 시간 혹은 10년간 꾸준히 해당 분야에 관심을 갖고 탐색하고 연습했을 것이다. 그들의 연습처는 어떠했을까?
미국인들의 개인 주택의 차고는 자동차를 비롯한 온갖 기계를 수리하기 위한 장비와 부속품들로 빼곡하다. 그들 집에는 자전거, 오토바이, 자동차, 보트 등이 있고, 개별 가정별로 냉난방을 직접 하는 경우도 많다. 집에서 쓰는 기기가 언제 어느 때 고장이 날 줄 모르고, 주인은 웬만한 고장을 스스로 수리한다. 잔고장마다 수리기사를 부르면 적지 않은 비용이 들기 때문에, 손수 수리하려면 도구와 부속품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기기가 고장 나서 버리더라도 해체하여 쓸 만한 부속품은 미리 챙겨둔다. 널찍한 앞마당과 뒷마당을 갖춘 교외 주택은 큰 물건을 보관해도 넉넉하다. 해마다 봄철이나 이사 갈 때에는 쓸 만한 물건들을 손질하여 거라지 세일, 즉 아나바다시장에 내놓는다. 그 때까지는 집의 한 구석에 놓여있어, 자라나는 아이들의 놀이터가 되고 장난감이 된다.
한국의 도시가정은 아파트에서 거주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대다수 가정에도 자동차를 갖추고 있지만, 단독주택이라고 해도 차고를 미국 가정집처럼 갖추거나 앞마당 뒷마당이 널찍한 경우는 드물다. 좁은 아파트를 조금이라도 너르게 살기 위해서는 수시로 고장난 물건과 쓰레기를 말끔히 내다버려야 한다. 가끔 TV에 비치는 수집편집광에 걸린 사람의 집 마냥 잡동사니를 쌓아두다 보면 집안차고와 아파트은 쓰레기더미가 되고 만다. 깔끔하게 치워진, 청소된 집안에서 우리아이들은 자란다. 사교육 등 빽빽한 일정으로 아이들은 놀 틈도 없지만 놀더라도 완제품과 장난감을 가지고 논다.
사람들은 손과 눈의 조응동작을 하면서 뇌가 발달한다. 젓가락질을 할 줄 알면 웬만한 손놀림은 더욱 정교해진다. 십자수 뜨기, 바느질하기, 칼로 채소 썰기와 나무 다듬기, 각종 가구나 전자기기 조립하고 해체하기, 간단한 가구 만들기, 펑크 난 타이어 갈아 끼기, 톱으로 나무 썰기, 대패로 다듬기, 도자기 굽기, 모종 심기, 가축 기르기, 사냥하기, 채집하기 등등이 주변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이고, 해볼 수 있는 일이다. 이런 일을 미국의 아이들은 일상에서 좀 더 자주 해볼 수 있지만, 한국의 아이들은 기회가 적다. 그러니 우리아이들의 삶은 단순하고 흥미가 없다. 사람의 가치와 의미를 더해줄 이야기를 만들어내기 힘들어지고, 벤처기업이 일어날 싹이 집에서부터 자라나기 어렵다. 이런 양육환경은 산업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에는 커다란 위기이다.
어떻게 여건을 고쳐나갈 것인가? 미국이나 독일의 지역을 가보면 공동 창작소creation center같은 곳이 눈에 띤다. 300여개의 체험시설을 갖춘 독일 최대 체험박물관 파에노Phaeno는 직접 체험해보고, 느끼고 감탄하며, 즐기고 탐구하며 발견할 수 있는 곳이다. 2006년 개관 이후 연 24만 명이 파에노 박물관을 찾기 위해 작은 마을 볼프스부르크Wolfsburg를 찾는다고 한다. 우리나라 박물관과 전시실의 팻말마다 ‘만지지 마시오.’와는 전혀 다르다. 다행히 우리나라도 창의적 체험활동의 활성화, 자유학기제의 확대 등으로 체험시설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지만, 아직 거주지 인근에서 일상적으로 접하기는 어렵다.
학생수가 줄어드는 학교교실 한켠이나 아파트단지 한구석에 일부러라도 을 만들어 주었으면 한다. 학교의 기술, 과학 등의 수업시간에는 어떤 물건을 공동으로 만드는 과제, 곧 핵심역량을 키우는 핵심 프로젝트를 학기당 하나씩은 하도록 해야 한다. 농림어업, 공업 등 각 산업분야에서 인류를 먹여살려온 가장 중요한 핵심기술을 선정하여, 이것을 학년 단위로 계열화해서 학생들이 물건을 만들면서 체험해보도록 해야 한다. 아파트 단지에는 왜 놀이터만 있어야 하는가? 목공실과 공방maker’s space도 필요하다.
다른 동물과 달리 인간의 손은 엄지손가락이 다른 손가락과 마주칠 수 있도록 진화해왔다. 손을 써서 뭔가 만드는 우리 Homo Faber(공작하는 사람)는 그 과정에서 감정이 다스려지고 사회성이 늘게 된다. 아이들은 만들어 보면서 Homo Ludens(놀이하는 사람)가 된다. 그래서 뭔가 만들기를 좋아한다. 가정, 학교, 지자체, 기업 등에서는 아이들에게 손쓸 수 있는 기회를 차고와 아파트를 더 많이 만들어줄 필요가 점점 절실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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