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는 거품이고 사기라고 했다가 정상적인 암호화폐 거래는 지원한다고 입장 변경

▲ 최흥식 금감원장
▲ 최흥식 금융감독원장

[데일리비즈온 이승훈 기자] 정부가 암호화폐 정책을 바꿀 수도 있음을 시사하는 금융당국자의 발언이 나왔다.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은 20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정상적인 암호화폐 거래는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은 암호화폐는 거품이라며 암호화폐 옹호론자들에게 내기를 하자고 했던 전력이 있다. 최흥식 원장의 발언은 암호화폐 핵심 투자자들인 젊은 층들로부터 극심한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현재 우리나라 암호화폐 정책을 총괄 지휘하는 부처는 법무부다. 박상기 법무부장관은 암호화폐가 거품일 뿐만 아니라 암호화폐 자체가 폰지사기라고 주장하며 모든 암호화폐 거래소를 폐쇄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암호화폐 커뮤니티에서는 이를 '박상기의 난'이라고 부른다. 

이처럼 정부가 암호화페를 거품이며 폰지사기이고 거래소를 폐쇄한다는 방침을 세웠다가 합법화 할 수도 있다는 쪽으로 입장 변경 가능성을 시사한 배경으로는 두가지를 추측할 수 있다.   

첫째는 문재인 정부의 주된 지지층이자 암호화폐 적극 옹호층인 2030세대 젊은층에서 정부의 암호화폐 불법화 정책으로 민심이반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둘째는 우리 정부가 발표한 암호화폐 규제 및 불법화 입장과는 정반대로 거의 대부분의 선진국들이 암호화폐를 옹호하며 합법화하는 추세를 보인 것이다.  특히 최근 미국에서 진행된 암호화폐 청문회에서 암호화폐에 대한 긍정적인 입장이 뚜렷이 개진되면서 암호화폐 시세가 급반등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최흥식 원장은 "불공정거래, 자금세탁, 비실명거래 등의 문제는 어디든 있는데 암호화폐 시장은 이런 측면에서 정상으로 가는 길에 있다"며 "정상 거래이면서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는 암호화폐 거래라면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최흥식 원장은 또 “KB국민은행과 KEB하나은행은 이미 암호화폐 거래와 관련한 실명확인 시스템을 다 구축해놓았다"며 "이 은행들이 새 가상계좌를 제공할 수 있도록 독려하겠다”고 말했다. 덧붙여 "현재 암호화폐 취급업소 4~5곳과 거래하고 있는 신한은행과 농협은행, 기업은행 외에도 필요하다면 다른 은행과도 더 거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당국이 암호화폐에 대해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자 한 암호화폐 투자자는 "대응이 늦어서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산업의 주도권을 잃기 시작한 것이 많이 아쉽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암호화폐 옹호론자는 "ICO를 좀 더 적극적으로 권장하는 수준까지 나와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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