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ke Lee의 「평판과 전략」

▲ GM의 르네상스 센터
▲ GM의 미래를 설계하는 GM 르네상스 센터

한국GM의 군산공장 철수 방침에 대해 민주노총 등 노동계와 시민사회단체들은 "GM본사의 경영실패의 책임을 한국GM에 떠넘기는 것"이라고 반발하면서 철수를 반대하고 있다. 그러면서 공장점거와 GM불매운동을 벌이기로 했다. 

공장점거와 불매운동을 하면 GM이 떠나가라고 등을 떠미는 행위인데 어떻게 그런 행동으로 GM을 붙잡아두려고 하는지 참 이해가 안된다. 아무튼 한국GM의 경영이 어려워진 것이 GM본사의 경영실패 때문인가? 

한국GM의 경영이 어려워진 직접적인 이유는 GM본사가 2013년 유럽시장에서 철수를 결정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유럽시장에 半제품 형태로 GM브랜드 제품을 수출하는 한국GM이 2014년부터 큰 적자를 보기 시작하고 급기야 2017년부터는 자본잠식 상태에 들어갔다.

이렇게 회사가 큰 적자를 보고 자본잠식상태에 들어갔는데도 노조원들은 임금인상 투쟁을 이어갔다. 한국GM의 전임 호샤 사장은 "노동조합이 폭력을 쓰는 유일한 나라가 한국이고 회사가 어려운데도 노동자들이 매년 임금인상 투쟁을 하는 유일한 나라가 한국"이라며 "이러한 한국에는 투자를 유치할 이유가 없다"고 말한 적 있다. 개인적으로 한국GM이 진작에 한국을 떠나지 않은  것이 오히려 납득되지 않는 상황이다.   

그럼 GM본사가 유럽시장에서 철수를 결정한 것이 노동계와 시민사회단체들 주장대로 경영실패인가? 전혀 아니다. 오히려 탁월한 경영이다. 

자동차산업의 경우 규모의 경제를 통한 시장 점유율 최대화 전략이 일반적이다. GM도 그러한 시장 점유율 최대화 전략을 써왔다. 그러다가 2010년대부터 전략을 전면적으로 수정해서 수익률 최대화 전략으로 전환했다.

이에 따라 GM은 적자가 나던 유럽시장에서 철수를 결정했다. 그 전에 이미 러시아, 동남아, 호주 시장에서도 철수를 하거나 사업 축소가 진행됐었다. 유럽 시장에서 GM이 철수하자 유럽 수출 제품의 생산 기지였던 한국GM의 타격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이러한 수익율 최대화 전략에 따라 선택과 집중 전략을 취했다.  GM은 러시아, 동남아, 한국, 호주에서 사업을 축소, 철수하는 대신에 미국과 중국에 사업 역량을 집중했다. 이것이 경영실패인가? 도대체 뭐가?

GM이 과거 세계 자동차 시장 점유율 1위를 위한 경영을 해왔지만 이렇게 갑자기 수익률 우선 경영을 하게 된 이유는 자동차 시장환경이 완전히 달라진다는 것을 예상하고 선제적으로 대비하기 위한 것이었다.

즉 자율주행과 차량공유플랫폼, 사물인터넷에 투자해서 미래 자동차 시장의 패권을 장악하겠다는 것이 GM의 빅픽쳐, 빅플랜이었다. 그 일환으로 GM은 자율주행 스타트업과 차량공유 플랫폼에 대규모 투자를 시작했다. 

GM으로서는 자율주행, 차량공유, 사물인터넷 자동차 등 미래 자동차 시장에 선제적으로 대비해 구조를 변경할 필요가 있었다. 즉 전통 자동차 시장을 정리하고 규모를 줄일 필요가 있었고 미래 자동차 산업에 투자할 자본을 집중시킬 필요가 있었다.  이런 빅픽쳐에 따라 GM은 글로벌 차원에서 전통자동차 시장에서 수익률 중심으로 가져가면서 규모를 줄이고 그렇게 마련한 자금력 등 추동력을 미래 자동차 산업 투자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노동계는 이러한 선제적 구조조정, 흑자 구조조정에 대해서 전혀 이해를 하지 못하고 경영실패라고 한다. 그러나 미래를 대비한 구조조정은 적자가 아니라 설령 흑자가 나는 상황에서도 이뤄져야 한다. 그래야 기업이 살아남는다.

LG전자의 남용 부회장이 미래 스마트폰시대를 대비하지 않고 피처폰에 매달리다가 LG전자를 나락으로 빠뜨렸다. 이런 것이 경영 실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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