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하가 시작되는 1,500미터 지점의 캠프에서 새벽 5시, 아침 메뉴인 오트밀을 위해 버너에 물을 끓이고 있었다. 해는 아직 리지 너머에 있어 희뿌연 새벽이 고통스럽게 열리고 있다. 한여름인데도 미국 북서부에 있는 노스 캐스케이드 지역의 추위는 지독했다. 백색의 소음인 정적에 파묻힌 채 침니록(2,340m) 등반 채비를 서두른다.등반 전의 기대와 초조, 긴장감이 교차했고 크램폰 밴드를 바짝 조였다. 침니록 북봉 아래의 빙하지대를 횡단해서 남봉 밑의 유갭 지점을 통해 등정을 시도하기로 했다. 군데군데 형성된 크레바스를 우회하느라고 시